속내
강상기(1946~)
소, 돼지
닭, 오리
개를
내 자식같이 키웁니다
거짓말!
돈을 키우면서
-시집『콩의 변증법』, 황금알, 2014.
요즘 가축은 대개 곡물로 가공한 사료를 먹여 기른다. 쇠고기 1㎏을 얻기 위해 곡물 6㎏이 든다고 한다. 지구 상에는 죽 한 그릇이 없어서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다. 곡물에도 충분한 단백질이 있다고 한다. 채식을 한 지 5년이 넘었는데 살만한 걸 보니 그른 말은 아니다. 우리가 고기 먹는 양을 줄이면 식량부족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
거짓말도 다 같은 거짓말이 아니다. 남을 속여서 이득을 얻으려는 거짓말이 있고, 상대를 배려해서 하는 거짓말이 있고, 그냥 웃자고 하는 거짓말이 있고, 어쩔 수 없어서 하는 거짓말이 있다. 농부는 짐승을 길러서 식용으로 판매하여 소득을 얻는다. 짐승을 기르다 보면 짐승과 정이 든다. 그래서 정말 자식같이 키운다. 그러나 자기가 기른 소가 도살장을 거쳐 어느 식탁에 스테이크가 되어 오른다는 것을 농부는 안다. 자식같이 키운다는 말도 맞고 돈을 키운다는 말도 맞다.
일생을 살면서 거짓말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살기는 어렵다. 알게 모르게 거짓말을 하게 마련이다.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은 나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거짓말이다. 거짓말 가운데 가장 좋지 못한 거짓말은 나쁜 사람이 아닌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하는 거짓말이다. 사람은 다 귀하기 때문이다.
권서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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