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옥 수필가의 새 수필집이다. 저자가 지난 2년간 격주로 매일신문 '에세이 산책' 코너에 연재했던 짧은 수필들을 수록했다. '매화 옛 등걸에'부터 '2천200년 전'까지 모두 60편을 골랐다.
매일신문 에세이 산책 코너는 200자 원고지 6매 안팎으로 분량을 한정한다. 짧은 분량 안에 주제를 밀도 높게 녹여 넣는 전략과 실력이 있어야 한다. 또 신문 지면에 게재되는 만큼 시사성과 시의성도 외면할 수 없다. 그때그때 세상 흐름 속 한 지점을 순발력 있게 포착해 글로 풀어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보다 넓은 스펙트럼의 소재들을 끌어다 쓰기 위해 노력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일상 속 고여 있는 이야기만 풀어내면 수필은 너무 따분해지니까. 이러한 일련의 성취가 이 수필집에 오롯이 담겨져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짧은 수필의 단단함을 보여준다. 한상렬 문학평론가는 "박기옥 수필가의 단형수필은 짧은 수필 형식인 '아포리즘 수필'이 주제 구현이나 참신성과는 거리를 두는 단점을 보완한다"며 "해석과 의미 부여에 진중함을 더해 메시지를 고혹적으로 전달한다"고 평가했다.
대구에서 태어난 저자는 현재 대구대학교 사회교육원 '에세이 아카데미'에서 수필 창작을 지도하고 있다. 수필집 '아무도 모른다'를 펴냈다. 216쪽, 1만3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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