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혜진(51)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팔과 다리를 내놓기를 꺼린다. 하얗게 일어나는 각질 때문이다. 싸늘하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정강이부터 일어나던 각질은 점점 팔과 옆구리, 허리 주위까지 번졌다. 견딜 수 없이 가렵고 따가운데다 자꾸 긁다 보니 상처가 나는 일도 다반사다. 박 씨는 "스멀스멀 가렵고 당김도 심해 참기 힘들다"면서 "연고를 발라봐도 잠시뿐, 하루 종일 가려움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푸념했다. 겨울은 피부가 가장 힘든 계절이다. 밖에서는 차고 건조한 바람이 불고, 실내에서는 온갖 난방기구가 내뿜는 열기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나 건선, 심한 비듬 등 피부 질환은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피부건조증, 20대 여성 가장 많아
겨울은 피부가 손상되기 쉽다. 피부 조직의 표면에 있는 지방막이 건조해지고 수분도 증발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피부건조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11~2013년)간 진료를 받은 피부건조증 환자 19만 명 가운데 49%가 겨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난방과 꽉 끼는 옷차림으로 인해 20대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아진 점도 특징이다. 이 기간 동안 피부건조증으로 병원을 찾은 20대 여성 환자는 3만9천679명으로 50대 여성 환자 3만3천996명보다 많았다.
피부건조증은 피부 각질층의 기름 보호막이 손상되면서 피부가 수분을 잃고 예민해지면서 발생한다. 여기에 건조한 날씨에 과도한 난방, 지나치게 잦은 목욕 등이 더해지면서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피부건조증은 주로 정강이와 허벅지 등 다리와 팔에서 시작돼 엉덩이와 팔꿈치, 옆구리, 허리 주변 등 온몸으로 퍼진다. 미세한 각질이 생기고 갈라지면서 가렵고 따가운 게 특징이다.
◆춥고 건조한 날씨는 피부질환 악화
낮은 기온과 습도는 아토피피부염이나 건성습진의 위험도 높인다. 바깥에서 주로 일을 하거나 야외 활동이 잦은 경우 피부 자극으로 인한 가려움증과 물집, 갈라짐 등이 생길 수 있다. 야외 활동 전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건선도 겨울에 악화될 수 있는 피부질환이다. 건선은 좁쌀 같은 붉은색의 발진이 점차 커지거나 뭉쳐서 동전 모양이 되며, 피부껍질이 점차 하얗고 두껍게 변한다. 건선은 유전적 요인과 감기, 건조증, 스트레스, 비만 등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하기 쉽다. 건선 환자는 겨울에 유분이 많은 보습제를 수시로 바르는 것이 좋다. 피부 자극을 최대한 줄이고 절대로 때를 밀어서는 안 된다.
두피도 건조해지면서 비듬이 심해진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비듬용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심한 경우에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을 때에는 미지근한 물을 쓴다. 너무 뜨거운 물로 감으면 두피에 남아 있어야 할 유분까지 제거된다. 두피를 손톱으로 박박 문질러 머리를 감으면 상처가 나 세균감염이 될 수 있다.
코와 뺨, 귀 등 얼굴과 두피, 목 등의 혈관이 팽창하며 피부가 붉어지는 '주사'도 겨울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주사는 간혹 빨갛고 울퉁불퉁하게 솟아올라 여드름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자연 치유가 되지 않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어서 치료가 쉽지 않다. 추운 바깥에서 따뜻한 실내로 바로 들어가거나 난로의 열기를 직접 얼굴에 쬐면 주사가 악화된다. 추위에 노출되기 전에 부드러운 스카프로 얼굴을 보호하고 보습 크림을 충분히 사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잦은 목욕, 때수건 피해야
겨울철 실내온도와 습도 관리는 건강한 피부를 위한 기본이다. 겨울철 실내습도는 40~60%가 적당하다. 가습기를 틀거나 자기 전에 빨래를 한 뒤 젖은 옷들을 방에 널어놓는 것이 습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실내온도는 20℃ 정도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실내 온도를 너무 높이면 피부와 모발의 수분이 부족해진다.
크림 형태의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해 피부 수분을 간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습제는 너무 물처럼 묽은 보습제보다는 크림 형태로 된 유분이 많은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바른 방법으로 씻고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 잦은 목욕이나 뜨거운 물은 피부 보호막을 손상시키고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다. 샤워 시간도 10~15분 정도로 줄이는 게 적당하다. 때밀이 수건을 피하고 데오드란트 비누나 항균비누, 향기 나는 비누, 알코올이 들어간 제품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기는 가볍게 두드려서 닦아내고, 목욕을 한 욕실에 수증기가 남아 있을 때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등 꽉 끼는 옷은 피부를 자극하고 미세한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옷은 조금 넉넉하고 부드러운 면 소재를 선택한다. 전기난로나 히터는 1m가량 떨어뜨리고 너무 고온으로 맞춰 쓰지 않는 게 낫다. 자외선 차단제도 듬뿍 발라야 한다. 흐린 날이나 눈 오는 날에도 자외선은 피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야외활동을 하기 전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적어도 SPF 30 이상, PA(+++)의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는 것이 피부 건강에 좋다. 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는 "만약 피부에 비늘 같은 각질이 생기거나 튼다면 피부가 수분을 잃지 않도록 일상생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겨울철 피부 관리 요령/
1. 실내습도는 40~60% 실내 온도는 20℃
2. 크림 형태의 보습제 충분히 바를 것
3. 잦은 목욕, 뜨거운 물 피하고 샤워 시간은 10~15분 적당
4. 스키니진, 레깅스, 스타킹 피하기
5. 전기 난로나 히터는 1m 밖에서
6.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도움말 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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