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극적인 드라마가 연출됐다.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 5개 시도지사는 19일 오후 6시 대구에서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협의회'를 갖고 신공항 건설 사전타당성검토 용역과 관련, '정부가 외국의 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하도록 일임한다'는 데 합의하고, 기분 좋게 공동성명서에 사인했다.
이들은 이날 ▷신공항의 성격'규모'기능 등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에 관한 사항은 정부가 외국의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결정하도록 일임한다 ▷정부는 용역 발주를 조속히 추진하고 용역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5개 시도는 신공항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협조하며, 유치 경쟁 등을 하지 않는다 등의 3개 항에 대해 합의했다.
사실 시도지사들은 비공개 협의회를 시작하기 전 가진 모두 발언에선 날 선 공방과 신경전을 펼쳐 이대로 합의가 무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1시간 남짓 열린 비공개 협의회에서 극적 합의를 만들어냈다. 비공개 협의회에 앞서 진행된 모두 발언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은 민자 유치 발언에서 더 나아가 "대구는 대구가 필요한 공항을 만들고, 부산은 부산에 필요한 공항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발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에 홍준표 경남지사는 "부산시장이 느닷없이 민자 유치 얘기를 하더니 오늘은 '대구는 대구공항, 부산은 부산공항을 건설하자'는 얘기까지 한다. 이건 신공항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시작부터 분위기가 가열됐다.
그러나 모든 실무진을 회의장에서 내보낸 채 5개 시도지사만 남아 비공개로 신공항에 대한 끝장 토론이 벌어졌고, 마침내 극적 합의에 성공했다. 이번 협의회는 지역 간 이견이 있었던 신공항 건설과 관련, 사전 합의 없이 시도지사 간에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기로 했고, 결국 합의를 이끌어내 의미를 더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5개 시도지사가 합의하게 된 것을 대단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이제는 정부가 객관적인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고 추진해서 경제적으로, 또 국가 백년대계에 필요한 곳에 공항 입지가 선정될 수 있도록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영남권 5개 단체장은 남부권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절박성과 신공항에 대한 5개 시도민의 열망을 받들어 각자 주장해왔던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대승적으로 결정, 중요한 합의를 만들어냈다"며 "외국 전문기관에 맡겨 정부가 결정하도록 일임하는 만큼 남부권 신공항이 조속히 건설돼 영남지역민의 숙원이 이뤄지고 영남권 모두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 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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