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불치병, 죽음의 병으로 여기는 질환 중 하나가 '백혈병'이다. 환자들에게 백혈병 진단을 내릴 때마다 "이제 몇 년 남았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르게 모든 백혈병이 시한부 선고를 뜻하진 않는다. 백혈병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가장 일반적인 유형으로 최근에는 만성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신체에서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많이 늘어나는 질환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20가지 이상의 다양한 유전자 이상에 의해 한 가지 암이 생기는 데 반해 만성골수성백혈병은 BCR-ABL이라는 단일 암 유전자가 발생함으로써 발병하는 질환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보다는 백혈구 증가 속도가 천천히 진행된다.
최초의 표적 항암제 글리벡이 등장하면서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꾸준한 약물 복용을 통해 평생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 됐다. 글리벡이 개발되기 전에는 어려운 골수이식을 거쳐도 치료 성공률이 낮았지만 글리벡의 등장으로 약물 복용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후 글리벡의 효과를 뛰어넘는 2세대 표적 항암제가 개발돼 완치 가능성까지 바라보게 됐다. 최근 대한혈액학회 만성골수성백혈병 연구회가 발표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타시그나와 같은 2세대 표적 항암제는 글리벡 대비 환자 삶의 질을 유의하게 향상시켜준 것으로 나타났다. 글리벡에서 흔히 발생하는 피로감, 근육통, 부종 등의 이상반응을 현저히 감소시켰기 때문이다.
이처럼 효과적인 치료제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초기에 관리 시기를 놓쳐 급성기로 진행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투약 후 초기 3개월째 치료 효과가 추후 상태를 결정하기 때문에 초기 반응이 빠르고 강한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부분의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은 현재 질환 완치 가능성에 대해 모르고 있다.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암 유전자 수치가 2, 3년 이상 지속적으로 검출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약물 치료를 중단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약물 치료를 중단하는 기회를 갖게 되면 여행, 등산 등의 여가 생활을 즐기거나 심지어 직장 생활로 돌아가는 등 정상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러나 아직 임상연구 단계에서 시도되고 있을 뿐 임상에 전반적으로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가 질환과 최신 치료 지견에 대해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사고와 완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꾸준히 질환에 대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경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손상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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