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길안천 한밤보 취수 논란이 뜨거운 쟁점이 된 것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성덕댐 완공을 앞두고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 일대 길안천에 취수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계획 승인 신청을 하면서다.
길안천 상류인 청송군 안덕면에 위치한 성덕댐은 당초 한밤보에서 용수를 취수해 영천댐으로 이송, 금호강 하천 유지수와 포스코의 공업용수로 공급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길안천은 하루 5천800㎥의 물이 흐르는 개울 정도의 하천을 유지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안동시는 실시계획 변경 협의와 함께 한밤보 취수 계획을 취소하고, 성덕댐 직접 취수 또는 길안천 종점부로 취수 지점 변경을 요청한 바 있다. 길안천 건천화와 농사 및 냉해 피해 등의 우려에 대한 취수 대책 마련과 반대 민원이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지난 2012년에는 안동시의회와 안동상공회의소 주도로 농민회와 일부 주민들이 참가한 반대위원회를 구성하고, 한밤보 취수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백지화를 촉구했다. 그 이듬해에는 한밤보 취수 반대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나아가 한밤보 취수 반대 토론회를 개최하는 한편, 성덕댐관리단 항의 방문, 한밤보 취수 저지 범시민대책위의 길안천 한밤보 취수 반대 기자회견과 범시민궐기대회 개최 등 다양한 반대운동을 전개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안동시의회가 성덕댐 용수 길안천 취수 반대 결의안 채택과 함께 취수 반대 특별위원회를 발의해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안동시의회가 이렇게 길안천 취수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길안천이야말로 안동시민의 식수원인 용상취수장에 유입되는 가장 맑은 물로, 안동사람들의 생명수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한 안동'임하 양 댐으로 이미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데, 다시 길안천 건천화 정책을 밀어붙이니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안동은 이미 양 댐 건설과 더불어 낙동강 하류 지역민들에 대한 맑은 물 공급과 공업용수 제공을 위한 희생을 감수해 온 게 주지의 사실이다. 이로 인해 인구 감소와 행정구역 축소뿐 아니라, 실향민 발생과 수운관리사무소 운영 등에 따른 부담도 가중되어온 현실이다. 게다가 댐으로 인한 환경 및 기후변화에 따른 각종 질병 발생과 농작물 피해, 그리고 각종 개발제한과 소득원의 상실 등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지금까지 이 같은 피해 상황에 대한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안 제시가 없었다. 그런데 안동시민들의 절규를 무시한 채 안동 유일의 생태하천인 길안천 취수 계획을 다시 들고 나오니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댐으로 인한 안동시의 누적된 피해 상황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자연환경 보전지역 해제, 댐 주변 도로개설, 댐으로 인해 낙후된 SOC사업 지원, 지역 인프라사업 구축 등에 대한 책임 있는 대안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성덕댐을 빌미로 26㎞ 하류에 위치한 길안면 송사리에서 자연유수를 취수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는 안동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수자원공사가 성덕댐을 빌미로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에서 취수하려는 계획을 수립한 것은 성덕댐의 물뿐만이 아니라 길안천에 흐르는 물을 함께 취수하려는 속내임을 안동시민들이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길안천은 특정 지역이나 특정 주민들의 소유물이 아니다. 특정 기관이나 자치단체의 소유물 또한 더더욱 아니다. 수자원공사는 당면한 사태와 관련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안동시'안동시의회와 협의하고 시민단체와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하천과 시도민이 상생하는 대안을 적극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자현/안동시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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