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은 2011년 5월 개장한 이후 지금까지 103점의 작품을 기증받았다. 이번에 김인한 유성건설 회장이 456점의 작품 기증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기증 작품 목록은 순식간에 몇 배로 불어나게 됐다. 그동안 대구미술관에 작품을 기증한 사람들은 작가, 갤러리 대표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개인 컬렉터가 기부를 한 경우는 한 번 있었다. 하지만 기증 작품이 몇 점에 불과해 김 회장이 사실상 개인 컬렉터 기증의 물꼬를 튼 셈이다.
한편 김 회장이 기증 의사를 밝힌 작품 가운데 이우환 화백의 '조응' '바람과 함께', 판화 등 3점의 작품은 5월 10일(일)까지 열리는 '하정웅 컬렉션 특선전'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기증된 작품
대구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기증 작품을 연도별로 분류해 보면 2011년 44점으로 가장 많은 기증을 받았다. 다음으로 2013년 18점, 2008년 17점, 2010년 11점, 2012년 6점, 2014년 4점, 2009년 3점의 순이었다. 분야별로 분류해 보면 회화가 44점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조각 25점, 사진 19점, 판화 7점, 설치 5점이 뒤를 잇는다. 한국화, 영상, 드로잉은 각각 1점씩 기증되어 있다. 회화에는 정점식, 이강소, 전혁림, 곽훈, 전선택 등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으며 판화에는 김창열, 전혁림, 조각에는 앤디 워홀, 사진에는 권부문, 설치에는 이우환, 영상에는 배종헌 작가의 작품에 눈에 띈다.
◆기증 절차
대구미술관 기증은 기증 의사 전달→조사 연구 및 심의→기증 작품 확정→수장고 입고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심의다. 미술관 기증은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장 가치가 있는 작품에 한정한다. 작가의 기증 의사를 무작정 수용하지 않는 이유이다. 작가 기증이 거부된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김 회장의 기증은 엄밀히 해석하면 기증 의사를 밝힌 단계다. 대구미술관은 김 회장 측으로부터 기증할 작품 목록과 사진을 전달받아 학예연구실에서 조사 연구를 하고 있다. 다양한 항목을 갖고 꼼꼼히 체크해 기증 목록을 새로 작성한다. 이후 기증 목록은 작품수집심의위원회로 넘어간다. 미술평론가, 교수, 미술품 복원 전문가, 감정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는 기증 작품의 가치, 작가의 지명도 등을 또다시 꼼꼼히 들여다본다. 필요하면 진위 여부도 가린다. 위원회가 최종 기증 목록을 확정하면 김 회장 측에 이를 통보한다. 이후 대구미술관이 운송전문업체에 의뢰해 작품을 수장고로 옮겨온다. 대구미술관은 6월까지 기증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