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태·웰빙산업 허브 '영양]<3>농업·관광·산업 아우르는 신개념 특구 개발

청정 환경 장점 살린 반딧불이·고추 특구로 6차 산업 이끈다

영양군은
영양군은 '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특구'와 '고추산업특구' 등 청정환경의 메카다운 특구를 통해 농업과 관광, 산업을 아우르는 신개념 개발로 오지라는 지역적 한계를 경쟁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반딧불이 날리기 행사에 참여한 관광객들. 영양군 제공
빛깔찬 영양김장축제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영양고추로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자랑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빛깔찬 영양김장축제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영양고추로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자랑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영양은 '청정 환경의 메카'답게 여러 특구로 유명하다.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일대 '반딧불이 생태체험마을 특구', 일월면과 수비면 일대 '고추산업 특구'가 바로 그것이다.

영양은 지금껏 그야말로 특별한 게 없던 오지마을이었다. 대부분 산비탈 밭을 갈아 고추를 심었던 게 전부다. '육지 속의 섬' '오지'라는 불명예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동안 단점으로 치부됐던 개발 소외가 이제는 지역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행정과 주민이 함께 지역적 한계를 새로운 부가가치로 만들어 내기 위해 '특구'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자산이라고는 청정 환경과 맑고 깨끗한 물밖에 없었던 수비 수하리 마을은 '반딧불이'를 통해 농업과 관광, 산업을 아우르는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었다. 행정과 고추 생산농들은 전국 최고의 고추를 생산하기 위해 토종고추를 복원하고, 전국 으뜸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

◆반딧불이 특구, 농업'관광'산업 아우른다

영양군은 청청지역에만 서식하는 반딧불이를 이용해 '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 특구'로 지정받은 뒤 다양한 녹색 생태체험 관광이 가능한 지역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2005년 수비면 수하2리 심천마을과 송방마을 일대 193만8천529㎡를 특구로 지정받았다. 이곳에는 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과 곤충마을을 조성하고, 반딧불이 축제를 통한 도시민의 농촌체험 유도, 관광안내물 설치사업 등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고 그린라운드 협약을 계기로 21세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해마다 이곳에는 6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면서 연간 2억여원에 이르는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한여름과 반딧불이 축제 기간 중에는 관광객들이 집중적으로 몰린다.

아울러 전국 대학의 연구진들이 반딧불이를 모니터링하고 멸종위기 곤충의 연구 및 보존에 관한 연구 등을 진행해 반딧불이 생태계 복원에도 한몫하고 있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반딧불이생태체험축제는 환경보전운동으로 되살아난 청정 영양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딧불이 생태체험마을과 생태공원, 천문대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영양군을 생태관광의 명소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생태체험 축제로 추억과 자연의 신비로움 전해

울진 왕피천의 상류인 반딧불이 생태체험마을 특구에는 수달과 은어가 노니는 수하계곡이 가로질러 흐른다. 계곡 안쪽에는 폐교를 리모델링한 반딧불이생태학교와 반딧불이생태공원이 조성돼 여름밤 반딧불이 탐사, 나무 곤충 만들기 등 다양한 녹색 생태 체험 관광이 가능하다.

또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이곳에서는 수많은 별을 볼 수 있다. 반딧불이의 작은 불빛을 하늘에 뿌려 놓은 듯한 은하수를 반딧불이천문대에서 관측할 수 있다.

여름이면 밤하늘을 환하게 수놓는 반딧불이의 향연이 펼쳐진다. 영양군은 6월 반딧불이의 계절이 되면 반딧불이생태학교 일원에서 '반딧불이생태체험축제'를 마련한다.

반딧불이생태공원에서 수백 마리의 반딧불이가 빛을 발하는 모습이 고향의 수박밭, 원두막,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시냇가의 송사리를 떠올리며 아련한 옛 추억에 젖어들게 한다.

영양군은 반딧불이 서식지 보호 및 밀'보리 중심의 친환경 경관농업지구 조성, 오리농법 등을 통한 친환경농업으로 반딧불이 등 곤충을 이용한 축제를 마련한다.

축제를 통해 친환경농산물 판로를 확보, 농가 소득 창출과 야간 체험행사를 통한 체류형 관광지 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이곳을 중심으로 수하 밤하늘을 국제밤하늘보호협회로부터 아시아 최초의 '국제 밤하늘 보호구역'으로 지정받는 야심 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추 경쟁력 이끄는 영양고추유통공사

영양군에서는 고추농사를 짓는 농가가 약 2천800여 가구에 이른다. 이들은 2천300㏊의 밭에서 5천~6천t의 고추를 생산한다. 매출액만 700억원을 훌쩍 넘긴다. 이 영양고추가 '영양고추유통공사'라는 지방공기업을 통해 한층 세련된 고품질 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영양고추유통공사는 영양군이 2006년 9월 자본금 8억원을 들여 만든 고추가공 전문 공기업이다. 불합리한 유통구조 개선과 원형 상태 고추건조, 고품질 위생 건고추 생산, 소규모 고추재배농가의 소득안정화 등을 위해서다. 해마다 흑자 경영을 연속 달성하면서 고추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영양고추유통공사는 '제12회 지방공기업의 날 행사'에서 지방공기업 재정균형집행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전국 388개 지방공사'공단'직영기업 가운데 10개 기관에게만 주어지는 '재정균형집행 우수기관'이 된 것이다. 합리적 예산편성 및 주기적 집행상태 점검 등 꾸준한 관리를 통해 경기부양 효과와 집행의 효율성을 높인 부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해 재정균형집행 목표액 391억원 대비 416억원을 집행, 106.58%로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영양고추유통공사는 해마다 경영 우수 평가를 받으며 지역 고추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품종 개량과 가공의 규격화 및 유통단계 축소 등으로 생산경영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김장래 영양고추유통공사 사장은 "고추의 품질을 국제규격으로 개선한 고추종합처리장 설치로 경쟁력을 높이고, 영양고추의 품질 안정성을 높여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이끄는 고추 특구 기업들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가곡리'칠성리를 비롯해 수비면 오기리'신압리 일대 57만2천320㎡가 영양고추산업 특구로 지정돼 2016년까지 모두 410억여원이 투입한다. 이곳에선 영양고추 명품 브랜드화 사업, 토종고추 복원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

특구 내에는 '고추종합처리장'이 들어서 영양고추 명품화에 나서고 있으며, 김치공장지구 내 1개 공장과 김치'전통장류공장지구 내 3개 공장이 운영 중이다.

단순한 농산물 생산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생산기반 구축과 관련 산업 집중 육성으로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특히 수비초'칠성초 등 우수한 재래종 고추를 복원하고 브랜드화해 국가생물자원 확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고추 특구 내 참자연마을영농조합법인 김치공장은 영양군과 함께 '빛깔찬 영양김장축제'를 마련해 지역의 대표 겨울 축제로 자리매김시켰다. 도시 주부들은 김장 고민을 해결하고, 지역 주민들의 화합을 이끄는 축제라는 평가를 얻었다. 지난해 김장축제에는 김장 담그기 체험에 3천500명이 참여했고, 배추김치와 절임배추 62t을 판매해 2억5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배추김치만의 단조로운 김치 체험을 보완하고자 영양군여성단체협의회가 운영한 다양한 김치(고들빼기, 무말랭이, 깻잎김치, 파김치)와 장아찌 판매액만도 2천만원이나 됐다. 또 지역 주민들이 운영한 특산물 판매장의 수익으로 1억원의 주민 소득을 안겨주었다. 행사 개최로 인한 지역경제유발 효과만 2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양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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