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은 차례를 지낸 후에는 별로 할 일이 없다. 시간은 남고 또 남는다. 어디로 갈까? 교통관계로 멀리 가지 못하면 가까운 문화시설에서 가족과 함께 문화나들이를 하는 것도 괜찮겠다. 평소 가지 못했던 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미술작품을 관람하거나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문화 나들이
▷대구미술관='이수경, 내가 너였을 때' '하정웅 컬렉션 특선전, 위대한 유산' '오트마 회얼, 뒤러를 위한 오마주' 등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수경…'전은 열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 작가를 조명하고 동시대 미술의 양상과 흐름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다. 깨어진 도자기 파편으로 만든 '번역된 도자기', 붉은색 안료인 경면주사로 그린 종교적'주술적인 회화 '불꽃'과 같은 시리즈뿐만 아니라 '전생퇴행그림' '모두 잠든' '내가 너였을 때' 등 조각, 회화, 영상, 설치작품 등 25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대구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이는 '전생퇴행그림'은 작가가 2014년 전문 최면술사의 최면을 통해 전생을 경험한 내용을 그린 약 30여 점의 흥미로운 회화작품이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태고부터 모이고 흩어지는 것을 반복하여 언젠가는 너와 내가 같은 생명체로 태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가의 재미있는 상상력이 담긴 작품이다. '내가 너였을 때'는 같은 모양의 두 개의 화려한 크리스털 샹들리에, 우리의 전통춤과 음악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이수경은 조각, 회화,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전통적인 소재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예술세계로 평가받고 있다.
'하정웅…'전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는 '기도의 미술'과 시대와 인간의 삶을 기록하는 '역사적 증언으로서의 미술', 사랑과 평화를 위해 메시지를 보내는 '행복을 주는 미술' 등 세 가지 범주로 나눠 전시되고 있다.
'기도의 미술'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 60여 점은 격동의 한'일 근'현대사에서 형성된 재일 작가들의 민족의 한과 망향,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상징적으로 내포되어 있다. '역사적 증언으로서의 미술'은 예술을 통해 시대를 기록한 작자 미상의 최승희 사진과 미국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자인 벤샨의 작품 12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행복을 주는 미술'은 사랑과 평화를 상징하는 작품이나 사유의 지평을 확장시켜주는 추상작품,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과 삶을 깊은 애정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포함한다. 마르크 샤갈과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헨리 밀러 등 20여 해외작가들의 작품 60점이 전시된다.
미술관 야외 공원에는 독일 뉘른베르크 광장에 7천 개의 조각을 설치했던 것과 동일한 형태의 조각을 높이 1.6m로 확대한 작품 12점을 전시한 '오트마 회얼, 뒤러를 위한 오마주'전이 열리고 있다.
재일교포 하정웅 씨는 가난한 이주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메세나 운동가이다. 1993년 이래 50여 년간 모은 수천억원의 미술작품과 자료 1만여 점을 국공립미술관에 기증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케냐의 자연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증대시키기 위한 야생의 감성 사진전 '와일드 이모션스'(Wild Emotions)가 17일부터 열린다. 한국'케냐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케냐에서 20년 동안 야생동물을 쵤영해온 김병태 작가의 작품 60여 점이 전시된다. 김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일본에서 8회 개인전을 연 바 있는 중견작가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영화 보기=부모님 세대는 젊은 세대와 달리 영화관에 가는 일도 특별한 이벤트다. 올 설 연휴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영화관에 가보자. 문화생활도 하고 가족애도 쌓을 수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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