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에서 자녀 학교 문제로 수성구 범어동으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김인수(가명'45) 씨는 최근 부동산 사무실을 찾았다 '억'소리를 냈다. 범어동의 A아파트 전용 85㎡(옛 33평) 규모 아파트의 호가가 6억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그는 "달서구에서는 평당 1천만원대 아파트가 많은데 수성구에선 이 가격으로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아파트값이 높았다"고 말했다.
수성구 범어동을 중심으로 대구에도 3.3㎡당 아파트 매매가 2천만원 시대가 열리고 있다. 특히 수성구에서 2015학년도 수학능력시험 만점자를 4명이나 배출하면서 탄탄한 학군 수요가 아파트 매매가 2천만원 시대를 더욱 가속화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성구 KBS 앞 범어동 B아파트도 3.3㎡ 거래가가 2천만원에 근접했으며 인근의 151㎡ 아파트는 9억원에 팔렸다.
범어역공인중개사사무소 최성규 공인중개사는 "범어동에는 그간 새 아파트가 드물고 85㎡의 실속형 아파트가 없어 옛 33평형 아파트는 호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범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는 다운 계약을 해서 신고하는 경향이 있는 탓에 5억7천만~5억8천만원에 거래된 범어동 아파트의 경우 호가가 6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고삐 풀린 대구 아파트 가격은 기록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해 들어 대구 아파트 3.3㎡당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부산과 인천을 추월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월 기준 대구의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921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산의 3.3㎡당 매매가격은 895만원, 인천은 892만원을 기록했다. 전용 85㎡ 아파트로 환산하면 대구는 2억3천732만원, 부산은 2억3천69만원, 인천은 2억2천984만원이다.
이는 국민은행이 3.3㎡당 평균 매매가격을 조사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인천, 부산, 대구 순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2014년 들어 무섭게 뛰기 시작한 대구 아파트 가격은 1년여 만에 인천에 이어 부산까지 따라잡았다.
아파트 전세가는 1년 전 이미 부산과 인천을 따돌렸다. 지난해 1월 대구의 3.3㎡당 전세가는 606만원을 기록해 부산(605만원)과 인천(534만원)을 넘어섰다. 격차가 점점 벌어지며 올해 1월 기준 대구는 700만원, 부산은 633만원을 기록했다.
대구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택 공급량이 부족해서다. 2006년 이후 한동안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았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공급 주체들이 물량을 줄여왔다.
국토교통부의 주택인허가 실적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대구에 공급된 주택 수는 총 6만7천355가구였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공급된 주택 수(10만5천322가구)와 비교하면 63.9% 수준이다. 이에 비해 부산에서는 최근 5년간 14만5천52가구가 공급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 신서혁신도시 등 개발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수도권 투자자들이 가세하는 등 주택수요가 커진 것도 매매와 전세 동반 강세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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