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은 올 첫 전시로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수경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내가 너였을 때', 미술계에서 기증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하정웅 수림문화재단 이사장의 컬렉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하정웅 컬렉션 특선전, 위대한 유산', 공공미술을 지향하는 독일 작가 오트마 회얼의 '뒤러를 위한 오마주' 등을 마련했다.
①이수경 작가 '내가 너였을 때'
#조각·회화·설치 국제적 호평
이 작가는 조각, 회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전통적 소재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국제적인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대표작 '번역된 도자기'시리즈를 비롯해 종교적·주술적 경향이 짙게 배어 있는 회화 '불꽃' 시리즈, 대구미술관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전생퇴행그림', '모두 잠든' '내가 너였을 때' 등 조각, 회화, 영상, 설치 등 2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번역된 도자기'시리즈는 도자 장인이 혼신을 다해 만들었지만 작품으로 인정받지 못한 도자기 파편들을 이어 붙여 완성한 작품이다. 작가는 버려진 도자기 파편에 금박을 입혀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을 통해 깨어지고 파편처럼 흩어진 경험과 기억, 상처 등 인간이 가진 보편적인 문제를 다룬다. 12각형의 단 위에 놓인 '천 千'은 작은 도자 파편들을 이어 붙여 만든 1천여 점의 다양한 형태들로 구성된 작품으로 '번역된 도자기'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전생퇴행그림'은 작가가 전문 최면술사의 최면을 통해 경험한 전생 내용을 30여 점의 그림에 담은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자신의 무의식 속에 억압된 것들을 찾아 드러내고 있으며 무의식의 세계가 얼마나 창의적이고 흥미로운지 보여준다.
5월 17(일)까지 대구미술관 1전시장, 어미홀 일부에서 진행되며 이달 28일(토)에는 이 작가의 예술세계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가 마련된다. 아티스트 토크 참가 신청은 대구미술관 홈페이지(www.daeguartmuseum.org)를 통해 할 수 있다.
②하정웅 컬렉션전 '위대한 유산'
#달리·피카소…거장 작품들
재일교포인 하정웅 수림문화재단 이사장은 50여 년간 모은 수천억원어치의 미술작품과 자료 1만여 점을 전국 국공립미술관에 아낌없이 기증해 대한민국 미술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이번 전시는 하 이사장의 기증 활동을 널리 알리고 지역 간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시도립미술관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하정웅 컬렉션은 양적·질적 측면 모두 뛰어나다. 개인의 취향이나 인맥에 의한 수집이 아니라 특정한 방향을 갖고 컬렉션을 했기 때문이다.
5월 10일(일)까지 2~5전시장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기도의 미술' '역사적 증언으로서의 미술' '행복을 주는 미술' 등 세 가지 범주로 나눠 40명의 작가 작품 250여 점을 소개한다. 2·3전시실(기도의 미술)에는 격동의 한'일 근현대사를 살아온 재일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다. 문승근, 손아유, 송영옥, 오일, 이국자, 이용훈, 이우환, 전화황, 채준 등의 주요 작품 60여 점은 조국에 대한 그리움 등 재일 작가들의 내면을 반영하고 있어 한국 미술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재일 미술을 재조명하고 알리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4전시실(역사적 증언으로서의 미술)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서구식 현대적 기법의 춤을 창작하고 공연한 최승희의 인물과 춤을 기록한 작가 미상의 사진 작품과 미국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벤샨의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5전시실(행복을 주는 미술)에는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등 20여 명의 해외작가 작품 60점이 전시되어 있다.
③오트마 회얼 '뒤러를 위한 오마주'
#모두를 위한 예술 '뒤러 토끼'
오트마 회얼은 특정 계층과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미술화 되고 있는 현재의 트렌드를 강하게 거부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는 'Art for Everyone'(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을 추구하는 작가로 불린다. 이를 위해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개방된 장소에 자신의 작품을 설치해 "현대미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한정된 공간에 작품이 전시되는 현실 허물기를 시도한다.
12월 6일(일)까지 야외공원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오트마 회얼은 독일 뉘른베르크 광장에 설치했던 것과 동일한 형태의 작품을 높이 1.6m로 확대한 12점을 선보였다.
오트마 회얼은 뉘른베르크에서 활동했던 독일 르네상스 미술의 거장 알브레히트 뒤러의 걸작 '어린 토끼'와 '커다란 잔디'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03년부터 대규모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053)79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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