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공 대회 위해 시민이 당연히 나서야죠"

최고령 자원봉사자 여든 셋 이용수 씨

"세계물포럼은 170여 개국에서 3만5천여 명이 참여하는 전 세계적인 행사입니다.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시민들이 당연히 나서야 합니다."

이용수(83'사진) 씨는 세계물포럼 기간 대구에서 활동할 370여 명의 자원봉사자 중 최고령이다. 주 대회장소인 엑스코에서 외국인 참가자 등록을 맡는다.

고령이지만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이 씨는 "외국인 참가자들에게 우리 문화와 음식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국제대회 자원봉사 경험이 풍부하다.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했고, 2010년 대구세계소방관경기대회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영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약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처음 만나는 이방인들에게도 반갑게 인사를 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며 "2011 세계육상대회 때는 한국인을 입양한 네덜란드 부부가 자식을 데리고 와서 '네가 태어난 나라'라며 한국의 이곳저곳을 다니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1932년생인 이 씨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건강했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해방 후 중학교 2학년 때 고향인 청도로 돌아왔다. 이후 대구상고와 영남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중'고교에서 영어교사로 10여 년을 재직했고, 구미 LG일렉트론과 LG실트론에서 직원들에게 일본어도 가르쳤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대구시 문화관광해설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근대골목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한국에서 행한 갖가지 만행을 들려주면 모두 공감을 하면서 일본을 욕한다"고 했다.

요즘도 EBS 영어교육 방송을 즐겨보면서 영어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자신의 과거를 들려줬다.

맨손체조와 테니스로 건강을 유지한다는 이 씨는 "최고령이라는 것을 자랑해야 할지, 부끄러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동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울리면 개인적으로 재미도 있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웃음을 보였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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