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지역 경제 수장의 탄생을 앞둔 가운데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김동구 현 대구상의회장의 역할과 입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김동구 회장은 제21대 대구상의 회장 취임 전 대구 상공인들의 회장 추대를 몇 차례 고사하다 수락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한 번만(단임) 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다음 달 말로 끝난다.
김 회장은 이인중 전 대구상의 회장과 회장단의 추대로 회장까지 오른 만큼 이번에도 어떤 식으로든 김 회장의 의중과 그가 고려하는 상의회장의 '조건'이 회장선출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김 회장은 차기 회장 선출에 대해 몇 가지 원칙을 밝혀왔다. 이른바 '김동구 룰(rule), 김동구 정신'인 셈이다.
우선 김 회장은 상의회장 임기는 3년 단임이 적절하다고 강조한다. 본인 스스로 회장이 된 2012년 3월 "단임으로 3년간 지역을 위해 봉사한 뒤 후임에게 자리를 넘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을 잘한다고 해서 오래하고, 조금 부족하다고 해서 밀쳐 내는 식은 곤란하다. 3년간 열심히 봉사한 뒤 본업으로 돌아가는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회장 선출에서 경선을 피하고 합의추대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최근 15년 동안 상의 회장은 합의추대 형식으로 선출해왔다. 1997년 상의회장 선거 때에는 후보 간 맞고발 사태가 일어난 바 있으며 1999년에는 예상 입후보자들이 협력업체 등을 상대로 위임장을 받는 등 선거가 과열되면서 지역 경제계에 파열음을 일으켰다. 이 같은 불미스러운 전례 때문에 2001년부터 대구상의 회장은 경선 없이 합의추대 형식을 취해왔다.
김 회장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지역 경제가 추락했고 업종 간의 분열로 상의회장 선출에서 '경선'은 금기어다"며 "이번 회장 역시 최선의 인물을 찾아 합의 추대해야 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강조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회장 선출을 '지역 일꾼 뽑기'라고 말했다. 경제수장으로서 명예를 누리기보다 지역 상공인을 위한 조직을 잘 꾸려나가는 경영자가 돼야 한다는 것.
김 회장은 "단순히 자리에 앉았다고 대접만 받으려는 사람보다는 대구상의와 직원을 본인의 회사, 직원이라는 생각으로 애정을 가져야 한다. 또 지역에 대한 애정도 넘쳐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동구 회장의 이런 3대 원칙이 이번 상의회장 선출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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