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머물러 있기보다 젊은이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오래된 청춘' 이 있다. 20대 젊은 음악인들과 하나의 멜로디를 만들어가는 91세 피아니스트 제갈삼, 제주의 전통 어업방식인 '원담'을 지키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바다로 나가는 84세 바다 사나이 이방익, 6만 입양아들의 주치의로 여전히 청진기를 놓지 못한 83세 의사 조병국이 그 주인공들이다.
91세, 누가 봐도 할아버지다. 하지만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노인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손가락 마디마디에 힘이 실리고, 페달을 구르는 발에 패기마저 느껴진다. 피아니스트 제갈삼 씨. 사범대를 졸업한 뒤 음악선생님으로 수십 년 교편을 잡았고, 1991년 교수로 정년퇴임을 했지만 피아노 연주자로는 여전히 현역이다.
"물이 싸면 시도 때도 없이 바다 나감서"는 제주도 말로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이 되면 바다로 달려나간다는 뜻이다. 60년이 넘도록 한결같은 이방익 할아버지의 일상이다.'원담'은 바다에 돌담을 쌓고 물을 막아 고기를 잡는 제주도 전통 어업 방식이다. 군 제대 후 허물어진 원담을 홀로 쌓고 여전히 원담을 지키고 있는 그에게 바다는 평생을 바친 삶의 터전이다.
200명 남짓 장애인들이 기대어 살고 있는 쉼터 일산 홀트복지타운. 이곳에 한 명의 주치의가 있다. 여든을 훌쩍 넘겼지만 여전히 청진기를 놓지 못하는 의사 조병국 씨. 인턴 시절, 홀트아동복지회 병원에서 봉사를 하면서 홀트와 인연을 맺은 조 씨는 홀트의 설립자인 고 해리 홀트 선생의 간곡한 제안으로 홀트의원에 몸담게 됐다.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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