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황사의 습격

따갑고 뻑뻑한 눈…맑은 물로 깨끗이

때 이른 겨울 황사의 습격이 계속되고 있다. 대구는 그동안 황사로부터 자유로운 곳에 속했다. 대구에서 황사가 발생한 날은 지난해에는 하루도 없었고, 2013년 1일, 2012년 2일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평년 수준인 5일 이상이 될 전망이다. 황사로 인한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 셈이다. 황사와 함께 미세먼지는 다양한 질환을 일으킨다. 황사에 포함된 흙먼지는 눈 질환과 호흡기 질환,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고 염증을 유발한다.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해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고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황사에 포함된 규소와 납, 카드뮴 등 중금속도 몸 안에 쌓이며 뇌 세포 손상이나 심장 부정맥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황사와 접하는 피부, 눈 건강 유의

황사 먼지에는 알루미늄과 칼륨, 철, 망간, 니켈과 함께 납과 카드뮴 등 독성 중금속이 섞여 있다. 황사가 퍼지면 대기 중에 중금속 농도가 짙어지고 세균이나 곰팡이도 많이 증식한다. 이 때문에 피부가 예민하거나 황사에 피부가 지나치게 노출되면 가려움증이나 따가움, 발진,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황사 먼지가 피부에 남으면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피부 건조증, 건성 습진 등 각종 피부질환을 일으킨다. 황사가 모공으로 침투해 피지선을 막게 되면 여드름이 생기기도 한다. 평소 여드름이 있다면 황사 먼지가 여드름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크기가 1~10㎛(마이크로그램)인 미세먼지가 눈에 들어가면 각막염이나 결막염 등 눈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황사에 섞인 각종 중금속과 대기 중 오염물질이 눈으로 들어가면서 따갑거나 이물감을 느끼게 된다. 이때 눈을 손으로 비비면 각막이나 결막에 상처가 생기면서 자극성 각막염이나 결막염에 걸릴 수 있다. 황사에 포함된 다양한 중금속이나 세균은 알레르기성 또는 감염성 눈 질환의 원인이 된다. 특히 콘택트렌즈의 경우 렌즈에 묻어 있는 세균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안구건조증을 악화시켜 감염이나 자극에 취약하게 만든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안과 김근해 교수는 "눈 질환은 대기오염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에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건성안을 갖고 있는 현대인들이 많다"면서 "눈이 건조한 상태에서 미세먼지나 황사에 노출되면 다양한 눈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호흡기질환 유발하고 면역기능 떨어뜨려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는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기관지와 폐에 염증을 일으키고 염증 유발 물질을 분비하도록 해 심혈관계에도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호흡을 하면서 들어오는 공기는 코털에 의해 한 번 걸러지고 코 안에서 콧물과 뭉쳐 배출된다. 그러나 크기가 2㎛ 이하인 미세먼지는 호흡기 점막을 통과해 말단 기관지까지 들어가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미세먼지는 대기오염 물질인 황산염이나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섞여 호흡기에 손상을 입힌다. 기도를 직접 자극해 기침과 불편감, 답답함을 유발하고 기관지 염증을 일으켜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악화시킨다.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호흡 기능이 약한 영'유아나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천식이 있다면 흡입된 미세먼지 등이 기관지를 수축시켜 호흡 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고, 황사에 든 여러 세균들에 의해 폐렴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기도를 자극해 기침을 유발하거나 가래, 염증을 일으키고 기관지 벽이 헐고 협착이 발생하기도 한다. 어린아이는 알레르기비염, 축농증, 중이염 등의 질환을 일으키고, 노인의 경우에는 콧물이 끈적끈적하게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나 기침, 천식을 일으킨다.

영남대병원 호흡기내과 진현정 교수는 "미세먼지는 폐포까지 침투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축적, 침착되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기존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기존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가급적 외출을 피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노출 줄이고 물, 채소 섭취 늘려야

황사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면 아예 외출하지 않는 게 가장 좋다. 부득이 외출을 해야 한다면 황사 마스크를 쓰고 긴 소매 옷을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출 후에는 옷을 모두 갈아입고 샤워나 세수, 양치질을 해서 몸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를 씻어낸다. 외출 후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 절대 눈을 비비지 말고 수돗물이나 인공눈물을 사용해 깨끗이 씻는다. 절대로 소금물로 씻어서는 안 된다. 소금물은 눈의 표피를 벗겨내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쓰는 게 좋고, 콘택트렌즈를 쓴다면 깨끗하게 관리하되 착용 시간이 8시간을 넘지 않도록 한다. 호흡기가 건조해지면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오기 쉽기 때문에 실내는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고 하루에 1.5ℓ의 물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섬유질이 많은 잡곡밥과 과일, 채소도 황사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장운동을 촉진시켜 유해물질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고 과일과 채소에 있는 비타민 C'B, 엽산 등의 항산화 성분은 중금속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황사가 심할 때는 실외운동은 가급적 삼가되, 지나치게 움츠리기보다는 실내 운동이나 규칙적인 근력 운동으로 몸의 활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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