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올해 시범경기 '작은 집' 포항에서

대구구장 팬스 교체 작업 차질로 8경기 포항서 치뤄

펜스 교체 작업이 늦춰지고 있는 대구시민야구장.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펜스 교체 작업이 늦춰지고 있는 대구시민야구장.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 시범경기 대부분을 원정(?)으로 치르게 됐다. 홈구장인 대구시민야구장의 펜스 교체 작업이 차질을 빚으면서다. 대구 야구장의 펜스는 쿠션 기능이 거의 없어 '선수 잡는 펜스'라는 비난을 받았다.

삼성은 25일 "3월 7일부터 15일까지 예정된 대구 시범경기 8경기(두산'KIA'LG'SK와 각각 2연전)를 포항야구장으로 옮겨 갖는다"고 밝혔다. 선수 대부분이 대구에 숙소가 있는 만큼 경산볼파크를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상대 구단들이 난색을 보여 제2 홈구장인 포항이 대안이 됐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전체 시범경기 14경기 가운데 단 2경기(3월21'22일 한화전)만 '안방'에서 치르게 된 셈이다.

시민야구장 관리를 맡은 대구시 체육시설관리사무소(이하 관리사무소)는 애초 이달 내에 펜스 교체공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었다. 새로운 펜스 보호패드는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미국산 제품이다. 하지만 고용 문제를 두고 노사 분규를 이어온 미국 서부항만노조(ILWU)의 파업 탓에 컨테이너들은 아직 미국에 그대로 있는 상태다.

관리사무소 측은 "펜스 시공업체로부터 26일이나 27일 화물 출발이 가능할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10일쯤 한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착에는 이틀 정도면 충분해 다음 달 21'22일 시범경기는 치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확실하지는 않다. 항만노조 파업은 22일(현지시간) 타결됐으나 펜스 보호패드가 실린 화물선은 아직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오클랜드항에 23일에야 겨우 접안했기 때문이다. 롱비치항을 이달 5일 출발한 이 화물선은 6일부터 오클랜드항의 외항에서 기다려왔다.

여기에다 그동안 적체된 화물들을 정리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이란 현지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규시즌 개막 전에 공사를 마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관리사무소 측은 이와 관련, "최악의 경우에는 국내산 펜스 보호패드를 추가 구매해서 정규시즌을 시작한 뒤 미국에서 화물이 도착하면 다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황이 꼬이게 된 데에는 뒤늦은 예산 배정도 한몫했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사업비 총 4억원 가운데 국비(체육진흥투표권수익금 1억2천만원)는 지난해 12월에, 시비(2억8천만원)은 지난해 9월 추경에서 확정됐다. 발주 자체가 12월에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는 게 관리사무소의 설명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3년 9월 마련한 '프로야구 경기장 펜스 보호 패드 기본지침'에서 2015시즌 개막 전에 기준(두께 최소 80mm 이상)을 충족하는 펜스 보호 패드가 모든 구장에 설치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한편 삼성은 3월 28일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17~20일에는 각각 사직과 마산에서 롯데'NC와 격돌하고, 21'22일 다시 대구로 옮겨 한화와 맞붙는다. 올해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각 팀은 7개 팀과 2경기씩 모두 14경기를 치른다. 경기는 오후 1시에 시작하며 연장전은 없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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