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민 지원금 3억으로 원전직원 펜션 건립

한울원전 직원자치위원장 주도…내부갈등으로 수개월 문 못열어

발전소 주변 현지 주민들에게 지원해야 될 기본지원 사업비가 한울원전 직원 사택인 아파트 자치위원회에 지원돼 펜션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준공 6개월이 지나도록 내부 갈등으로 인해 이 펜션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강병서 기자
발전소 주변 현지 주민들에게 지원해야 될 기본지원 사업비가 한울원전 직원 사택인 아파트 자치위원회에 지원돼 펜션이 만들어졌다. 게다가 준공 6개월이 지나도록 내부 갈등으로 인해 이 펜션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강병서 기자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의 소득 향상을 위해 지원되는 원전 기본지원 사업비가 한울원전 직원 사택인 아파트 자치위원회에도 지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원전 지원금은 먼저 보는 게 임자'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돈을 받은 아파트 자치위원회는 이 돈으로 지난해 9월 펜션을 지은 뒤 내부 갈등으로 펜션을 수개월째 놀리고 있다.

한울원전 직원과 가족 등 700여 가구가 사는 사원 아파트는 울진군 북면 나곡5리에 있고, 나곡5리의 이장은 한울원전 1발전소 소속 A(49) 씨다.

아파트 자치위원장도 겸하고 있는 A씨는 '나곡5리 동회'라는 이름으로 발전소 주변지역 기본지원 사업비 3억원을 지원받은 뒤 지난해 각각 50㎡(15평) 규모로 방이 4개 있는 2층짜리 펜션을 나곡4리 야산 부근에 건축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그러나 준공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펜션의 문은 굳게 잠겨져 있다. 한울원전 직원 아파트 자치위원회에 3억원의 원전 기본사업비가 지원된 것과 관련, 지역민들은 "한울원전의 '갑질' 행위이고, 지원에 동의한 북면발전협의회와 울진군도 한통속"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기본사업비 지원 취지는 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소득향상인 데 난데없이 한울원전 아파트 자치위원회가 가로챘다"고 발끈했다.

펜션이 준공 후에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이유와 관련, A씨는 "임대나 직영 등 펜션 운영을 두고 자치위원회가 결론을 못 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자들은 "이장인 A씨가 독단적으로 기본사업비를 지원받아 펜션을 지었고 입주민들은 1월에야 이를 알게 됐다. 내부 집기 및 비품 구입 등 펜션 운영은 전적으로 A씨 혼자 알아서 할 일이며, 아파트 입주민들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울진군과 북면발전협의회 관계자는 "한울원전 아파트 입주민들도 울진 주민이어서 기본사업비를 지원하게 됐으며 방치된 펜션을 조속한 시일 내에 운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울진 강병서 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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