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에 술안주까지'.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IMF 시기 성행했던 생계형 절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A(41) 씨는 지난해 1월부터 이달까지 총 21차례 빈집을 털다 2일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 기간에 대구 일대 빈집을 돌아다니며 창문 방충망을 자르는 수법으로 집에 침입해 귀금속, 현금 등 총 2천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훔친 물건은 고가품만이 아니다. 2013년 6월 실직한 뒤 사채에 시달리다 빈집을 털어온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쌀과 커피믹스 같은 생필품도 보이는 대로 훔쳤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찰에 붙잡힌 B(37) 씨도 2년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생활비가 없어 절도에 나선 경우다.
B씨는 지난달 10일 주인이 없는 수성구 한 빌라 현관문 우유투입구로 'ㄱ' 자 쇠파이프를 집어넣어 전자 도어록을 연 뒤 시가 3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치는 등 두 차례 빈집털이를 한 후 구속됐다.
같은 날 북구 모 장례식장에 들어가 냉장고에 있던 맥주와 오징어 등을 훔치려다 경찰에 붙잡힌 C(37) 씨도 "특별한 벌이가 없어 한 끼를 해결하려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지난 한 해 대구에서 발생한 빈집털이 범죄는 모두 1천399건으로 하루 평균 3.8건의 빈집털이 절도가 발생하고 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생계형 범죄의 유형은 액수가 적고, 신고를 해도 잡아줄 것 같지 않아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았더라도 최근 악화된 경제 상황과 취업난을 봤을 때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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