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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옥 진흥 사업, 새 문화콘텐츠 창출로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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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한옥센터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대구에는 1만754곳의 한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성군이 2천420곳으로 가장 많았다. 중구 1천752곳, 서구 1천568곳이었고, 달서구는 355곳으로 가장 적었다. 이 가운데 A등급 한옥은 948곳으로 중구 358곳, 달성군 256곳 순으로 많았다.

대구시는 지난해 한옥 진흥 조례와 시행규칙을 만들었다. 3월부터는 한옥을 등록받고, 한옥보호구역 지정, 개별한옥 지원 등에 나선다. 한옥 신축과 전면 수선에 공사 비용 3분의 2 안의 범위에서 각각 2천만원에서 5천만원까지 지원한다. 한옥을 보존하고 새로운 한옥 건축을 장려해 역사적 경관과 도시 관광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대구시가 한옥을 보존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방향성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옥은 나무 기둥과 보, 한식지붕 틀에다 볏짚이나 흙 등 자연재료로 마감한 우리나라 전통양식 건축물이다. 이 때문에 남아 있는 한옥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퇴락한 곳이 많다. 그러나 한옥의 보존은 한옥 방식으로 새로 짓거나 전면 수선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손질로 어떻게 현재 상태를 유지하느냐가 먼저다. 이를 시가 지원해 새 한옥으로 고친다는 것은 1960, 70년대 새마을 운동 때 초가를 걷어내고 새 짚단을 씌우거나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래서는 옛것을 제대로 보존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한옥 보존 및 진흥 사업은 신중해야 한다. 먼저 전수조사를 통해 한옥의 주변 여건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독립적이거나 보존 가치가 떨어지는 곳은 지금 방침처럼 도시개선사업의 하나로 신'개축을 추진해도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한옥 집단지구나 지역의 스토리텔링과 연관시킬 수 있는 곳은 장기적으로 대구시나 자치단체가 사들여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창출한다는 큰 틀에서 개선작업을 해야 한다.

도심 속 한옥은 그 자체로 충분한 존재 가치가 있다. 여기에다 쇼핑과 공연장 등을 엮으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산할 가능성도 크다. 일률적으로 깨끗하게 단장한 한옥보다는 오히려 진솔한 현재의 모습에다 무엇을 끌어들여 보존과 발전을 함께 이뤄낼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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