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약초 찾는 사람들' 산약초 삼계탕

◆8가지 약초를 이용한 깔끔한 국물

'약초 찾는 사람들' 산악회는 야생 약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산악회다. 매주 일요일 모여서 이 산 저 산 돌아다니며 같이 약초를 채집하는 산행을 한 지 올해로 10년째다. 이들이 '산약초 삼계탕'을 알게 된 것도 이 식당의 대표 김수용(56) 씨가 이 산악회의 일원이기 때문이었다.

'약초 찾는 사람들'의 회원 권세원(56) 씨는 "처음에는 '모임 회원이 하는 곳이니 기왕이면 회원님 매상을 올려주는 게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산행이 끝나면 '산약초 삼계탕'을 찾았다"고 말했다. '지인이니까 팔아주자'로 찾았던 집이 이제는 회원들의 단골집으로 바뀌었다. 단골집으로 바뀌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단연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삼계탕의 맛에 있다. 이 집의 삼계탕 국물은 다른 집과 달리 약간 갈색빛이 돈다. 갈색빛이 도는 국물 속 살포시 앉은 영계 한 마리를 국자로 해부해 봤다. 특이하게 산양산삼 한 뿌리를 빼놓고는 따로 들어간 게 없다. 심지어 찹쌀밥도 없었다.

김수용 대표는 "이게 다 삼계탕의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 맛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물 빛깔이 갈색인 이유는 장뇌삼과 하수오 등 8가지 약재를 넣어 달인 물을 기본 육수로 쓰기 때문이고, 닭 안에 찹쌀을 넣지 않은 이유는 찹쌀이 풀어지면서 국물이 텁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찹쌀밥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국물에 말아 먹을 밥은 따로 나오는데, 이 밥도 약초 달인 물로 지었기 때문에 갈색빛이 난다.

◆두 눈을 놀라게 하는 약초 담금 술들

삼계탕의 종류는 산양산삼 삼계탕 이외에도 남성에게 좋다는 백하수오 삼계탕, 여성에게 좋다는 적하수오 삼계탕, 도라지 삼계탕 등 들어가는 약재에 따라 4가지를 마련해놓고 있다. 또 다른 메뉴인 토종닭백숙과 돼지수육도 약초를 넣어 삶아낸 덕분에 퍽퍽하거나 질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만약 삼계탕의 양이 부담스럽다면 돼지국밥처럼 삼계탕 국물에 닭고기를 찢어 넣어 밥과 함께 내는 '산약초 삼계탕국밥'도 추천할 만하다. 황수미(49) 씨는 "'산약초 삼계탕'의 음식들은 약초 물을 이용해서 그런지 느끼하지도 않고 시원하면서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이 식당에서 식전 또는 식후에 내 놓는 따뜻한 '백초효소차'도 먹어볼 만하다. 김 대표는 "100가지 약초로 발효 효소액을 만들어 따뜻한 물에 희석해 손님들에게 한 잔씩 내놓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황수미 씨는 "백초효소차는 김 대표를 만나지 않으면 절대 마시지 못하는 차"라며 "꼭 마셔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산약초 삼계탕'의 또 다른 구경거리는 김수용 대표가 식당 벽에 전시해 놓은 약초 담금 술들이다. 식당 벽면도 모자라 창문까지 약초로 담근 술이 가득 차 있다. 김 대표에게 식당에 갖다 놓은 약초 술이 총 몇 병이나 되는지 물어봤더니 "약 150종류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식당에 있는 것은 내가 담가놓은 약초 술 중 일부"라며 "집에 가면 훨씬 더 많은 약초 술이 있고 효소를 담가놓은 것도 지하 창고에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술은 판매용이 아니다. 대신 산양산삼 분말을 소주에 타서 내놓는 '갈삼주'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산약초 삼계탕'은 눈과 혀가 동시에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는 식당이라 할 수 있다. 비록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건강한 맛에 대한 김수용 대표의 욕심은 벽을 둘러싼 약초 술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앞으로 더 맛있고 건강한 삼계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산양산삼 삼계탕 1만4천원, 백하수오·적하수오·도라지 삼계탕 1만2천원, 산약초 토종닭백숙 3만5천원, 산약초 돼지수육 2만~3만원, 산약초 삼계탕국밥 7천원, 산양산삼 갈삼주 1만원.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10시. 매달 첫째 주 일요일 휴무

▷규모=50여 석

▷문의=대구시 서구 문화로 135(평리동 640-26), 053)551-8636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weekl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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