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콘텐츠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경상북도 문화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수도권 업체만 챙기는 모습을 보이자 지역 업체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진흥원은 지난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역특화 콘텐츠 발굴'육성과 지역 콘텐츠산업 성장을 위해 지역 업체를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추진하는 100억원 규모 사업의 경북 주관 기관으로 선정돼 업체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편법과 특혜 논란을 일으켰다.
이 사업은 분야별로 최대 8억원까지 한 업체에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지난 1월 2일까지 사업에 참여할 지역기업을 모집, 32개 업체로부터 사업제안서를 신청받았다.
이 과정에서 진흥원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검증된 9개 업체를 선정, 2차 면접평가에 올렸으나 1개 업체가 포기하면서 8개 업체가 최종 면접 대상 업체로 선정됐다.
문제는 지난달 5일 치러진 면접 평가에서 1차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필수 절차사항인 서류심사조차 받지 않았던 수도권 지역 A업체가 면접에 참여하면서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이 A업체는 '뽀로로'와 '꼬마버스 타요' 등 국내 최고 인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업체로 기술이나 실적 등 모든 면에서 나머지 8개 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어 최종 지원대상 업체로 선정되는 게 불 보듯 했다.
게다가 이 업체는 진흥원이 청도군으로부터 의뢰받은 청도 소싸움을 주제로 한 '청도 소싸움 바우'를 제작하면서 진흥원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업체여서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심지어 진흥원 측은 면접 당시 지역 업체들이 A업체의 참여를 문제 삼아 반발하자 "지역 업체와 컨소시엄을 맺어 사업에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취재 결과 어떤 지역 업체와도 컨소시엄을 맺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업체들의 반발 과정에서 '원장이 직접 이 업체를 사업에 참여시켰다', '1차 서류심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수도권 업체가 2차 면접에 포함된 것은 원장 및 진흥원과의 석연치 않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등의 말이 무성했다.
진흥원은 또 이 업체를 포함하면서 당초 외부 심사위원을 구성해 진행하려던 2차 심사를 내부 평가위원으로 평가 계획을 변경, 지역 업체를 보호하기보다 수도권 업체 편들기에 나선다는 비난을 샀다.
김준한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은 "수도권 기업의 기술 이전을 목적으로 사업을 제안한 것인데 절차상 미비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 수도권 기업에 혜택을 주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안동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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