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망은 1억3천만원 연봉…실제 현실은 겨우 3천만원

중소기업에 다니는 신승엽(가명'38) 씨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눈앞'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전업주부인 부인과 딸 둘을 포함하면 신 씨의 연간소득이 적어도 1억3천만원은 돼야 우리 사회의 중간층이 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참담하다. 신 씨의 연봉은 3천만원이 조금 넘는다. 신 씨는 올해도 부인에게 용돈을 올려달라는 말을 꺼내지 못 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근접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실질적인 삶은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탓에 지갑을 닫고 잔뜩 웅크린 상태다.

실제로 국민의 절반가량이 지난해보다 올해 소비를 줄일 생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 사이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 응답자의 48.4%가 '올해 소비를 지난해보다 줄일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소비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4.5%였으며, '소비를 늘릴 것 같다'는 응답률은 12.5%에 불과했다.

고령층이 청장년층보다 소비를 더 줄이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50대 52.4%, 40대 52%, 30대 44.8%, 20대 44.4% 등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소비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가계의 실질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가계소득 3만달러 근접' 소식은 오히려 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유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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