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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만어] 어디서 반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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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와 맹구가 통닭집에 갔다. 맹구가 통닭을 주문하는데 영구가 갑자기 화를 내면서 맹구의 머리를 때렸다. "너 어디서 반말이야?" "???" 당황해하는 맹구를 보면서 영구가 씩씩거렸다. "배고파 죽겠는데 닭을 왜 '반 마리'만 시키냐고!"

요즘 인터넷에서는 여성 연예인의 폭언과 반말 논란이 연일 화제다. 예능 프로그램 촬영장에서 한 여성 연예인이 후배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했는데, 이유인즉 후배 연예인의 반말 섞인 말투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연예계의 경직된 선후배 서열문화가 낳은 해프닝일 수 있지만 여론은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반말 논란은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를 휩쓸었고 '너 어디서 반 마리니?'라는 치킨 광고카피마저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반말 시비 탓에 멱살을 잡고 칼부림도 나는 나라다. 다른 나라말에도 존대적 표현이 없지 않지만 우리말처럼 명사나 대명사, 조사, 어미에 걸쳐 존댓말'반말이 엄격히 구분된 언어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반말은 말 그대로 '짧은 말'이다. 존댓말일수록 말이 길어진다. '해' '해라'보다는 '하셔요'가 존대적 표현이고, '죽다'보다는 '돌아가셨다'가 더 정중한 말이다. 반말보다 존댓말이 긴 이유에 대한 동물행동학적 해석이 그럴싸하다. 강한 개체는 관계 설정에 에너지를 적게 써도 되지만, 약한 개체일수록 강한 상대의 눈치를 잘 봐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에너지를 많이 들인다는 것이다.

서열과 위계를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말 속에도 권력이 존재한다. 사회적 약자인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고객에게 친절하게 응대한다며 사물에도 말을 높이는 등 과하게 존댓말을 쓴다. "대출 되십니다" "주문품 나오셨습니다"….

반말은 친밀함을 높이는 긍정적 기능을 하지만 원활한 소통을 막고 지위'계급을 중시하는 경직된 사회 분위기도 만든다. 친하지도 않은데 반말부터 들으면 하대 당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반말 그 자체보다 그 안의 권위의식일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반말을 하면서도 상대를 높였다. 아랫사람에게 '가라' 하지 않고 '가시게'라고 했다. 임금조차 자기보다 나이 많은 신하에게는 경어를 썼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극히 일부 커뮤니티를 제외하고는 나이'지위를 막론하고 서로 존댓말을 쓰는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다. 존댓말이 갈등을 방지하고 해결한다는 집단의식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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