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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다시 보기] 오페라 유니버시아드 지역 5개大 '사랑의 묘약'

시대적 배경 대구 좋았지만, 특정 브랜드 지나친 노출 눈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지역 5개 대학교 학생들이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공연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 유니버시아드'에 대해, 매일신문 공연평가위원단은 "학생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방식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낮 공연과 저녁 공연이 번갈아 진행되면서 객석을 채우는 데 어려움이 많았던 데다, 단순히 캐스팅만 다른 동일한 작품을 다섯 번 연달아 무대에 올린다는 것도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A씨는 "세계적인 빈 국립음대 학생들을 데려와 지역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당초 기획 의도였지만, 정작 빈 국립음대의 공연은 낮 2시에 배정돼 음악을 전공하는 많은 학생들이 관람할 수가 없었다"면서 "마치 학예발표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유니버시아드'라는 명칭 자체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B씨는 "유니버시티와 올림피아드의 합성어인 유니버시아드라는 명칭은 경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이런 식이라면 신인 성악가 오디션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연출은 혹평받았다. 대학생들이 주역을 맡은 만큼 시대적 배경을 현대의 대구로 옮겨와 오페라를 친근하게 느끼도록 한 것은 좋았지만, '대백' '교촌' 등의 특정 브랜드 로고가 너무 거대하게 노출된데다, 해외 브랜드 명칭마저 그대로 사용돼 사실상 광고의 효과를 준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C씨는 "특히 대백의 회전문은 번쩍이는 비닐 소재로, 그나마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고 늘어져 허접함의 극치를 드러냈으며, 가수가 아니라 번쩍이는 문으로 시선을 잡아끌어 너무 거슬렸다"고 했다.

매일신문 공연평가위원단은 "한 명의 총감독과 연출자, 지휘자가 5개 팀을 연습시키고 리허설을 하고 본 공연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공연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히 예정된 수순이었다"면서 "열린 토론을 통해 지역 학생들에게 진정한 배움의 장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매일신문 공연평가위원단, 정리=한윤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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