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참여마당] 수필-할매 따라 사라진 먹거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할매 따라 사라진 먹거리

"아나, 마이 무라… 밸로 못 보등 기재?"

먼 집안 할머니께서 군것질감으로 조그만 항아리에서 꺼내 주시던, 듣도 보도 못하던 그것이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서야 '고염'(개암)을 삭힌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요즘도 음력 시월이면 문중의 대소간이 모두 모여 묘사(시제)를 모시는 집안이 꽤 있겠지만, 우리 집안에서는 언제부턴가 추석 밑 벌초 때로 시기를 앞당겨 그것도 간략하게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그전에는 이틀간을 연이어 이 산 저 산으로 옮겨 다녀야 했다.

초등학교 3, 4학년 때, 묘사 전날 문중 어느 할머니 댁에서 아버지와 우리 형제, 사촌 형제랑 1박을 하게 되었다.

저녁식사를 하고 난 뒤 들려 주시던 구수한 할머니의 옛날 얘기 속에 벌써 시간은 꽤 흘러 속이 굴풋해질 무렵, 찬바람 휑한 컴컴한 벽장 속에서 꺼내 오신 것이 그것이었다.

처음엔 색깔도 그렇고 냄새도 시시큼큼한지라 쉬이 손이 가질 않았지만, 할머니와 형들의 권유로 억지로 한 숟갈 한 숟갈 뜨다 보니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씨가 더 많아 연신 뱉어 내기에 바빴지만 어린 나이엔 그것도 재미있었다.

요즘도 한식 때와 설 추석 명절, 그리고 벌초 때 해서 1년에 서너 번은 그때 그곳에 들르지만, 예전의 그분들은 이젠 아~무도 계시질 않는다.

그 많던 할매 할배들은 다 어디로…?

김병곤(구미시 봉곡동)

※우리가족 이야기, 나의 결혼 이야기, 어머니(아버지), 기행문, 추억의 사진, 독후감, 나의 글솜씨(수필·시·시조·일기 등)를 보내 주세요. 선정되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 드립니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40%대로 하락했으며, 특히 20대에서 긍정 평가는 33.9%로 18.8%포인트 하락했다. 여론조사에서는...
경북 포항에 6천억원 규모의 인공지능 전용 데이터센터가 오천읍 광명일반산단에 건설되며, 2028년 상반기 운영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
경찰이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부당 개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에 강제수사를 시작한 가운데, 최영중 전 청주...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