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논술 전형 비중은 감소 추세다. 2016학년도에는 28개 대학이 논술 전형으로 1만5천349명을 선발한다. 전년도보다 모집 인원이 2천68명이나 줄었다. 학생부 중심 전형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상위권 대학 경우 논술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비율이 낮지 않기 때문에 이들 대학에 진학하려고 한다면 논술 전형에 응시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논술 전형의 경쟁률과 합격 후 등록률은 다른 전형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어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2016학년도 논술 전형의 특징과 대비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상위권 대학 중심으로 시행, 논술 전형의 특징
교육부의 논술 전형 축소 권고에 따라 논술 전형의 비중은 줄었다. 건국대 KU국제화 전형이 폐지되고 덕성여대 논술이 폐지되는 등 논술 시행 대학과 전형 수가 모두 감소 추세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 다수는 여전히 논술 전형을 실시한다. 고려대(안암)는 수시모집 인원 가운데 절반 정도를 논술 전형으로 선발하고, 서강대와 성균관대 등은 수시모집 중 가장 많은 인원을 논술 전형으로 선발한다.
논술 전형은 학생부와 논술 성적이 주요 전형 요소다. 지원자 간 학생부 성적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아 논술 성적이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올해는 고려대가 일반전형의 논술 반영 비율을 45%에서 60%로 확대했고, 경기대와 아주대도 40%였던 논술 비율을 50%로 늘리는 등 논술의 영향력이 커진 대학도 있다.
논술 전형은 선발 인원이 많고, 특별한 지원 자격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부 교과전형에 지원하기에는 내신 성적이 부족하거나 특기 능력이 없는 학생 등이 관심을 많이 갖는다. 논술과 학생부 성적을 종합해 평가하지만 학생부의 영향력이 적어 논술로 상황을 역전할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더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201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전형은 고려대 43.4대 1, 서강대 59.94대 1, 성균관대 55.51대 1, 중앙대 59.74대 1 등 다수 대학의 경쟁률이 상당히 높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논술 전형을 통한 선발 인원이 축소되면서 이 전형 지원자 간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경쟁률만 생각해 지레 위축될 될 필요는 없다. 수능시험 이후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게 유리한 수능시험 고득점자와 수시모집 다른 전형에 합격한 수험생들이 나오면서 논술에 응시하지 않는 비율도 높아져 실제 경쟁률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올해는 논술 전형에서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대학들이 일부 있다. 건국대가 논술우수자 전형에서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했고 서울과학기술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부분 논술 전형에서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상위권 수험생 경우 논술과 수능시험을 함께 준비한다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올해 일부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거나 폐지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를 통과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미등록 충원을 통해 합격할 가능성도 큰 편"이라고 했다.
◆논술 전형 대비 전략
논술 전형은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이 낮고 논술의 영향력이 커 학생부 성적이 낮은 경우나 재수생이 도전해 성공 가능성이 큰 전형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평소에는 1주일 중 반나절 정도를 논술에 투자한다고 보고 준비하는 게 좋다. 수능시험이 임박한 10월과 11월 초에는 가능하면 수능시험 대비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인문 논술 경우 주요 평가 항목으로는 주어진 글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제시문의 이해 및 분석력',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논리적 서술 능력', 단편적인 지식을 종합해 새로운 관점으로 발전시키는 '창의적 사고력' 등이 있다.
인문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우선 '문제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논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요구에 따라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논제에서 요약을 요구하는 경우와 비교를 요구하는 경우, 또는 설명이나 논술을 요구하는 경우에 각각 어떻게 답안을 써야 하는지 챙겨봐야 한다.
또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하고, 논리적인 체계와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구술하고 다른 사람이 주장하는 요점을 파악하는 한편 자신의 주장과 비교, 분석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상투적인 견해나 예를 드는 것보다는 주어진 제시문과 논제를 제대로 이해한 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제시문의 내용이 갖는 의미를 이해한 후 이를 자신의 표현으로 정리해야지 제시문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다시피 해선 안 된다.
자연 논술은 크게 수학과 과학 논술로 나눌 수 있다. 수학 논술은 미적분 단원의 출제 비중이 높은 편이고, 과학 논술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교과 가운데 선택해 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자연 논술에서 고득점을 받으려면 먼저 수능시험의 수학, 과학 문제를 객관식으로 푸는 게 아니라 주관식 서술형으로 푼다고 생각한 뒤 풀이 과정을 자세하게 쓰는 연습을 해두는 게 좋다.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익힌 뒤 주요 정리 등에 대한 증명 연습 등을 해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답안을 적을 때는 논리적으로 문장을 전개하면서 답의 도출 과정, 과학적 용어와 개념, 근거와 적절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시간을 안배해 문제를 푸는 연습도 필요하다. 수학 논술은 문항 수와 난이도에 따라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 안배가 중요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과학 논술은 단순히 암기한 내용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추론과 분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제시문을 잘 해석하고 논제 상황에 과학의 교과 지식을 적용해 문제 해결을 하는 연습도 해야 한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최근 들어 각 대학은 학교 홈페이지에 기출 문제와 모의 문제 등을 올려두고 출제 배경, 논제 해석에 대한 방향 등이 포함된 논술 특강, 논술 자료집 등도 실어놓고 있다"며 "이 자료를 반드시 찾아보고 논술을 준비하는 데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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