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는 한동안 구미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산업의 중심축을 형성해왔다.
하지만 최근 구미의 ICT 산업 동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LG 등 핵심 업체들의 해외 이탈 등으로 체력이 약해진 탓이다. 이런 차에 경북도는 구미에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선 것을 계기로 다시 한번 ICT 부흥을 그리고 있다. ICT'소프트웨어 융합산업 메카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올해를 'ICT 융합산업 확산 원년의 해'로 삼아, 국정 핵심 과제인 창조경제 실현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도청에 ICT융합산업과를 신설했으며, 신규 사업 발굴과 국비 확보 노력, 도내 전역 ICT 융합산업 확산을 위한 발전계획 수립 등 전방위적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일신문은 경북의 미래로 떠오르고 있는 ICT 산업이 어떤 모습으로 새로워지고 있는지를 다섯 차례에 걸쳐 들여다본다.
◆국방신뢰성평가센터 유치가 첫걸음
경상북도는 ICT 융복합산업 부흥의 전환점으로 '국방신뢰성평가센터' 유치를 꼽고 있다.
국방신뢰성센터는 국방기술품질원이 유도무기, 탄약, 화생방 물자에 대한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2015~2019년 국비 446억원을 들여 설립하는 군수품 품질보증 전담기관이다. 지난 2012년 대잠수함 어뢰인 홍상어의 결함 발생을 계기로 유도무기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추진돼 왔으며, 국방기술품질원은 오는 9월쯤 최종 입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도는 국내의 방위산업체 최대 집적지일 뿐만 아니라, 국방 R&D 거점과 방위산업 생산거점을 잇는 연결고리로 전국 국방산업 네트워크의 지리적 중심지에 위치해 있는 구미를 밀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첨단 IT산업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유도무기의 60%와 탄약 40%를 생산하는 LIG넥스원과 삼성탈레스, 한화 등 대기업과 협력업체 260여 개사가 밀집한 유도무기'탄약 분야의 국내 최대 생산기지다.
경북도 이준식 ICT융합산업과장은 "대전(국방R&D)~구미(국방전자)~영천(항공전자)~안강(탄약)~창원(화기, 기동)~거제(함정) 등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방위산업벨트에서 구미는 지리적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면서 "특히 구미에는 LIG넥스원, 삼성탈레스 등 방산업체들이 많아 국방신뢰성센터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는 최근 도청에서 구미시와 금오공대, 구미전자정보기술원과 LIG넥스원, 삼성탈레스 등 구미의 6개 방산업체 등 10개 기관'업체와 '국방신뢰성센터 유치 및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북도 내 10개 기관과 방산업체가 기술교류 협력과 신뢰성 시험장비 공동 활용, 우수 인재 양성 및 채용 등 방위산업 발전 전반에 대해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구미는 유도무기'탄약 분야에서 국내 생산 비중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라며 "경북도는 향후 국방ICT 생태계 조성, 국방 클러스터 구축 등 국방'군수 인프라와 연계한 후속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국방신뢰성센터는 방위산업체가 밀집된 구미에 반드시 유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 방산업체, 유치 한목소리
"국방기술품질원 신뢰성센터의 최적지는 국내 최대 국방'방위산업 생산기지인 구미입니다. 반드시 구미로 들어와야 합니다."
지난달 28일 구미산단 내 한국형 중거리 GPS 유도폭탄'보병전투장갑차 등 생산업체인 ㈜일진전자산업(대표 김영달)에 지역 방위산업 협력업체 CEO 및 임직원들이 모두 모였다. 이들은 "구미가 국방'방위산업 최대 생산단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국방신뢰성센터는 반드시 구미에 건립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미는 LIG넥스원, 한화, 삼성탈레스 등 대기업 사업장을 포함해 260여 개의 방위산업 중소 협력업체가 집적, 국내 유도무기와 탄약 생산의 48.2%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중소 협력업체들은 자본력 부족으로 신뢰성 시험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부산'창원'광주 등으로 신뢰성 시험평가를 받으러 가는 형편이라고 했다. 이로 인한 시간, 경비 등 낭비가 연간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게 협력업체 관계자들의 얘기다.
김영달 일진전자산업 대표는 "국방신뢰성센터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전은 국방 및 방위산업의 연구 중심이고, 구미는 국방'방위산업 매출 규모가 2조7천억원대에 달하는 생산 중심이어서 국방신뢰성센터는 중소 협력업체가 집적한 구미로 유치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구미의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구미 유치를 염원하며 힘을 결집하고 있다"고 했다.
전자계측장비'군용장비 생산업체인 ㈜아원의 김학선 대표는 "생산품에 대한 신뢰성 시험 평가를 수시로 해야 하지만 기본 장비를 갖추려면 70억원 정도가 필요해 엄두도 못 내고, 부산'광주 등지로 매번 출장 가느라 시간, 경비 등 낭비가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구미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밀부품 생산업체인 중수테크의 정상원 대표도 "구미의 국방'방위산업의 생산 비중을 감안하고, 협력업체의 생산 원가를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정책적으로라도 국방신뢰성센터는 반드시 구미에 건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구미대 등 지역대학들이 이미 일부 시험평가를 수행 중이어서 국방신뢰성센터가 구미로 유치되면 연관 사업의 동반성장도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방위산업 정밀기계부품 생산업체인 ㈜동운정밀의 이재훈 대표는 "구미에 밀집한 방위산업 협력업체와 국방신뢰성센터를 연결하면 구미의 방위산업 경쟁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면서 "구미는 최대 생산기지이자 서울~부산 국방산업 네트워크의 지리적 중심지여서 건립 최적지"라고 역설했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국방신뢰성센터의 구미 유치 필요성에 대해 ▷부지 매입비용 저렴(구미 3.3㎡당 25만원, 대전 3.3㎡당 250만원) ▷평지와 야산 혼합지역으로 안전이 보장된 시험 여건 구비 ▷부지 면적의 확장 용이 ▷지역 균형발전 전략에 부합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구미 이창희 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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