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확산이 우리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수출 부진도 힘겨운 마당에 메르스 쇼크로 내수와 증시까지 얼어붙는 등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지난해 세월호 여파가 극도의 소비 부진을 불렀듯 이번 메르스 확산이 내수에 큰 충격을 주고 경기를 거의 빈사 상태로 몰아넣고 있어 한국 경제는 말 그대로 고립무원의 처지다.
최근 OECD는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0%로 낮췄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 등 모든 상황이 비관적이라는 말이다. 여기에 메르스 악재와 같은 돌발 변수까지 포함한다면 성장 전망은 더 어둡다. 경제 사령탑인 최경환 부총리가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총리 역할까지 맡아 메르스 대책에 머리를 싸매는 상황이라면 마치 장수 없이 싸움판에서 요행히 이기기를 바라는 상황이나 다름없다.
이런 실낱같은 희망에도 눈앞에 시시각각 펼쳐지는 각종 지표들을 보면 그야말로 난감하다.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일본 기업들이 수출시장에서 우리 제품들을 밀어내면서 현재 우리 수출기업은 기진맥진한 상태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메르스까지 몰아닥쳐 내수를 꽁꽁 얼리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메르스로 인해 원동력을 잃은 우리 경제가 수출'내수 모두 극심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만일 메르스의 확산이 그나마 호조세를 보여온 화장품을 비롯 의류, 관광, 해외건설 등 주력 업종의 날개를 완전히 꺾는다면 경기 회생의 밑불마저 꺼지는 건 시간문제다.
이런 때일수록 중심을 바로잡는 정책이 필요하다. 당국은 현단계에서 가장 요긴한 긴급 처방을 통해 흐트러진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수출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마침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꺼져가는 경기 불씨를 살리려면 금리 인하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카드를 써야 한다. 가계부채 증가 등 다소간의 부작용이 있겠으나 지금 중요한 것은 상황에 맞는 정책이다. 경기부터 살리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에 경제의 사활이 달렸다. 약도 제때 써야 말을 듣지 늦으면 약효가 떨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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