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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고향 못 간 '메르스 관련자'…청송의료원 '음성 사망자' 장례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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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 '음성' 판정 뒤늦게 이장도

메르스 관련자로 분류된 사람들의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다. '메르스 관련'으로 지목된 뒤 사망하면서 고향에서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오전 청송군보건의료원 장례식장에 전화가 걸려왔다. 이날 오전 8시쯤 평택의 한 요양원에서 숨진 황모(83) 할머니 유족이 할머니의 고향인 청송에서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황 할머니는 지난 11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평택굿모닝병원 간병인 126번(70) 환자와 밀접 접촉자로 분리돼 의료진 등 33명과 함께 자택격리 중이었다. 할머니는 이 병원에 심장과 폐질환으로 입원했었고 1차 검사에서는 '음성'을 받았었다.

청송군은 간부회의까지 열어 이 안건을 논의한 끝에 할머니 가족을 설득, '청송에서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방침을 최종 통보했다. 지역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간암 투병 중 안동시내 한 병원에서 사망한 영양 입암면 김모(70) 씨의 장례식도 고향이 아닌 안동에서 치러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김 씨의 미망인 권모(59) 씨가 안동의료원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로 격리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권 씨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있던 남편을 찾아갔다가 3일 뒤 남편과 함께 메르스 능동감시자 통보를 받았으며 9일엔 발열 증세를 보여 안동시보건소에 격리조치됐다.

이 과정에서 남편 김 씨는 9일 오후 3시쯤 사망했다. 평상시라면 김 씨의 장례는 고향 영양에서 친지'친구와 이웃의 조문을 받으면서 치러졌겠지만, 안동에서 가족들끼리 쓸쓸히 장례를 치러야 했다. 김 씨는 결국 부인 권 씨가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나서 고향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뒷산 자락에 보금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영양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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