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에서 외국인선수 영입'관리를 맡은 박재영 차장은 지난 3월 구단 직원들과 내기를 걸었다.
새로 영입한 투수 타일러 클로이드가 지난해 제이디 마틴보다 나쁜 성적을 거두면 동료에게 5만원권 상품권을 돌리겠다고 약속했다. 클로이드가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38로 크게 부진했던 탓이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박 차장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클로이드는 평균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률,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선발 투구) 등 중요 투수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이다. 이미 6승을 챙겨 마틴의 지난해 9승(6패)을 뛰어넘는 것도 사실상 시간문제로 보인다.
클로이드가 시범경기에서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은 집중력 부족 때문이라는 게 박 차장의 설명이다. 전력투구를 할 필요를 못 느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클로이드는 시범경기 2차례 등판에서 4홈런을 뺏겼으나 시즌 개막 이후에는 13경기에서 5홈런만 내줬다.
하지만 전날 미국에서 날아든 아내의 순산 소식에 긴장감이 떨어진 탓일까? 클로이드는 18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7차전에서는 평소보다 제구력이 떨어졌다. 6이닝 동안 8피안타 2볼넷으로 4실점 하며 시즌 11번째 퀄리티 스타트 달성에 실패했다.
클로이드는 팀이 2대0으로 앞선 3회 들어 갑자기 흔들렸다. 김재호'민병헌'정수빈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아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4회에는 2사 이후 양의지'오재일'김재호에게 연속 안타를 두들겨맞아 추가 2실점 했다. 6회까지 117개의 공을 던지고 교체된 클로이드의 4자책점 경기는 4월 23일 NC전 이후 처음이다.
전날 대역전승을 거뒀던 삼성 타자들은 득점 기회마다 적시타 빈곤에 허덕이며 19일 오전 휴가차 출국하는 클로이드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지 못했다. 특히 6회 무사 1'2루에서 희생번트 대신 강공 작전을 폈다가 실패로 끝난 대목이 아쉬웠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박석민 대신 선발 출장한 백상원은 병살타, 이지영은 외야 플라이로 물러났다. 삼성은 앞서 4회에는 1사 만루에서 박한이가 병살타에 그쳤고, 5회에는 선두타자 구자욱이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7회 신용운'박근홍이 2점을 더 내주면서 결국 3대6으로 패한 삼성은 하루 만에 다시 3위로 미끄러졌다. 타선에서는 이승엽이 3타수 3안타, 구자욱이 1회 선제 솔로홈런 포함 3타수 2안타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이날 삼성이 패하고 1위 두산, 2위 NC, 4위 넥센이 모두 승리하면서 상위 네 팀은 초박빙의 순위 다툼을 하게 됐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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