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하늘에서 맺어주고 땅에서 완성된다는 말이 있다. 이혼하려는 사람의 상담 전화는 오래전부터 참 많이 왔다. 그들에게 이혼하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우선 '득'과 '실'을 따져보라고 말한다. 득이 될 항목, 실이 될 항목을 하나하나 번호를 붙여가며 죽 내려 적어보라고 한다. 그런 다음 두 항목을 매칭해 서로 하나씩 제해나가는 것이다. 여러 득과 실 가운데 가볍고 무거운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쪽의 항목 두 개를 제하는 대신 다른 한쪽의 항목 하나를 제해도 된다. 이렇게 득과 실을 모두 제하고 나서 득이 하나라도 남으면 이혼을 다시 생각해보고, 실이 남으면 그래도 이혼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좀 더 생각해 보라고 한다.
이혼을 경험한 친구 하나가 있다. 젊은 나이에 남편이 술집 여자한테 홀려 자신을 홀대했다고 한다. 안 하던 손찌검까지 했고, 시어른을 모시고 사는 형편에 눈치를 보느라 고함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속을 끓이며 살았다고 했다.
아내의 이혼 의사를 눈치 챈 남편은 그때야 잘못했다며 싹싹 빌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는 배신감과 지금까지 느낀 굴욕을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돈이 많은 남자였던지라 수십억원을 받고 이혼했지만, 자신의 삶은 엉망진창이 되었다고 한다. 돈을 받은 걸 어찌 알고 친척이나 친구들이 돈을 빌리러 왔다고 했다. 그때 받은 차용증과 어음만 책으로 엮으면 한 권은 된다고 했다. 그 많던 돈은 이미 다 사라졌고, 아빠가 데리고 갔던 남매는 새 가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엄마를 찾아왔다. 우울증에 걸린 딸아이는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고, 아들은 말을 잃은 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톨이가 돼 버렸다. 남편은 아들딸 둘을 낳고 잘살고 있다고 했다.
남자의 무절제한 외도는 자기 가정뿐 아니라 아내와 자녀까지도 불행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 남편인들 마음이 편하겠는가. 죽을 때까지 목에 가시 걸린 것처럼 불편하게 살다 갈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나쁜 결과를 가져온 외도와 가정폭력은 하나의 범죄행위이다.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을 뿐 아니라 뿌리 뽑아야 할 사회악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자녀들이 갖게 되는 애착 상실에 대한 불안감과 슬픔도 큰 상처다.
결혼이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녀가 서로 다른 점이 매력적이어서 사랑하며 함께 사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부부들이 그 차이점이 싫어져 이혼을 생각한다. 우리나라 부부의 대화 시간이 하루 30분 정도로 짧다고 한다. 수많은 60, 70대가 평생 서로 사랑한다는 소리 한 번 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한다. 부부가 살면서 서로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은 정서적인 이혼 상태와 같다.
아이들이 달려와도 부부 먼저 껴안아라. 남은 에너지를 서로에게 쏟아부어라. 자녀들이 커서 떠나면 결국 남는 것은 부부뿐이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면 자녀들도 생기가 돈다. 인생은 짧다. 삶의 무게중심을 부부에게로 옮겨보자.
유가형/시인·대구생명의전화 지도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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