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김모(19'여) 씨는 2학기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이번 여름방학 때 아르바이트(알바)할 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1주일째 허탕을 치고 있다.
카페나 제과점 등 비교적 일하기 손쉬운 곳을 찾고 있지만 알바생을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좀처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알바 구직 사이트 모집 글들을 보았지만 대부분 정식 직원을 구한다는 내용이고 알바 자리는 가뭄에 콩 난 듯했다"며 "알바 자리가 너무 없어 지역과 직종에 상관없이 알바를 구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알바 자리 구하기 전쟁에 나서고 있다.
경기 불황에다 최근 불어닥친 '메르스 한파'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업주들이 알바 노동자 채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줄어든 알바 시장은 메르스 공포가 시작되자 더욱 얼어붙었다. 알바 전문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메르스 공포가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주 동안 각종 아르바이트(영화'공연'전시, 테마파크'레포츠, 여행 가이드, 뷔페'연회장, 안내데스크'매표, 숙박'호텔'리조트 등) 채용 공고가 직전 2주(5월 14~27일)와 비교해 10.7% 감소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이모(47) 씨는 "지난주에는 한 주 동안 개시도 못 했을 정도로 가게 운영이 어렵다"며 "원래는 3명의 알바생이 있었는데 지금은 혼자서 가게를 보고 있다. 당분간 알바 채용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한 잡화 매장을 운영하는 황모(57) 씨도 "평일에는 혼자 가게를 보고 손님이 많은 주말에만 알바생을 고용했는데, 지난 주말부터는 혼자 나와서 가게를 보고 있다. 당분간은 바빠지더라도 새로운 알바생을 고용하기보다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할 예정이다"고 했다.
여름방학이면 특수를 보이던 '체험학습장' 역시 알바 채용을 꺼리고 있다.
두 달 전부터 한 직업 체험학습장에서 알바를 해오던 김모(25) 씨는 최근 알바 일을 그만둬야 했다. 메르스 탓에 학습장을 찾는 고객이 급격하게 줄자 학습장 측이 시간 배당을 반 이상 줄여버리는 바람에 김 씨는 돈벌이가 되지 않아 일을 그만둬야 했다. 김 씨는 "경북 지역에서 올라와 자취하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당장 생활비를 마련하기 어려워졌다"며 "다른 알바 자리도 구하기 어려워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최유리 대구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메르스 여파로 소비 시장이 위축되면서 알바 노동자들이 우선적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알바 노동자들은 가뜩이나 근로조건이 열악한데 구직난이 심해지면 취업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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