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가 역류해요" 대학생 기숙사 폭행 피해자 아버지 절규

고소장 접수 거제서 달려와 '눈물'…"팔 묶고 때리며 성폭행까지" 주장

경산의 모 대학 기숙사에서 동급생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대학생의 아버지 김진규 씨가 24일 경산경찰서를 찾아 아들이 맞았던 당시 상황을 재연해 보이고 있다. 김진만 기자
경산의 모 대학 기숙사에서 동급생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대학생의 아버지 김진규 씨가 24일 경산경찰서를 찾아 아들이 맞았던 당시 상황을 재연해 보이고 있다. 김진만 기자

"우리 아들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기숙사 안에서 며칠 동안 집단폭행을 당하고 돈을 빼앗기고 성추행까지 당했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아들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아요. 가해학생들을 용서할 수 없어요."

최근 경산의 모 대학 기숙사에서 동급생들로부터 집단폭행 당한 피해학생(20)의 아버지 김진규(52) 씨는 24일 기자와 만나자마자 눈물부터 흘렸다. 이날 경남 거제시에서 달려온 그는 경산경찰서를 찾아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가해학생 5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는 "아들이 방학을 맞아 고향집에 내려오지 않았더라면 맞아 죽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지금은 폭행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데, 가해학생의 이름을 말하면 소스라치게 놀라고 머리를 감싸며 어찌할 줄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고 눈물을 훔쳤다.

김 씨에 따르면 피해학생은 중학교 때 뇌종양을 앓아 오랫동안 병원치료를 받았다. 겨우 생명은 구했지만 후유증으로 지적능력이 떨어진다고 아버지는 말했다. 김 씨는 "아들이 올 3월 입학해 기숙사에서 생활했는데, 4월 중순부터 놀림감이 됐고, 괴롭힘을 당한 것 같다"면서 "가해학생들은 나흘 동안 아들을 기숙사 방에 가둬 놓고 옷걸이와 주먹 등으로 폭행했다. 이들은 심지어 수건으로 입을 막고, 끈으로 팔을 묶어 꿇어 앉힌 뒤 때리고 성추행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폭행 수준을 넘었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이 어찌 이럴 수가 있어요. 아들 말에 의하면 가해학생 중 한 명은 '폭행 사실을 알리면 끝까지 따라가서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는 특히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도 학교 측은 잘 알지 못한다고 발뺌만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김 씨는 "아들이 집단폭행 당할 때 옆방 애들이 목격했고, 교수도 아들의 멍든 자국을 봤다"면서 "게다가 폭행 때문에 시험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는데 학교 측이 모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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