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그룹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의형제 그룹이다. 한국전쟁 때 함경도에서 피란 온 두 사람이 부산에서 우연히 만나 의형제를 맺은 뒤 각각 연탄공장과 탄광업을 시작, 현재 2대째 에너지기업과 해외 석탄개발로 각각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삼천리와 ㈜삼탄의 두 CEO가 의형제를 맺은 선친에 이어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형님, 동생' '큰아버지, 큰어머니' 하며 한 핏줄처럼 지내는데다 양쪽 기업에서 나온 수익을 무조건 반반씩 나눈다는 점이다.
한준호 ㈜삼천리 회장은 "이장균 회장과 유성연 회장이 부산으로 피란 온 직후 의형제를 맺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워낙 사이가 좋아 '어디를 가서 경영은 따로 하더라도 이익은 반반으로 나누자'고 결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1955년 서울로 올라와 우수한 제품으로 삼천리를 석권하겠다는 포부로 '삼천리연탄기업사'를 함께 창립한 뒤 이 회장은 서울에서 연탄공장을, 유 회장은 강원도 정선에서 탄광을 경영했다. 이 회장은 창립 이후 10여년간 실적을 52배로 성장시킨 뒤 66년 삼천리연탄㈜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유 회장은 1970년 국내 굴지의 탄광회사인 삼척탄좌(삼탄)를 인수해 분리해 나갔다.
하지만 연탄공장이 번창한 반면 삼탄은 석탄산업 합리화로 어려워지면서 탄광 문을 닫고 해외 석탄개발로 방향을 전환해야만 했다. 삼탄은 초창기 삼천리연탄의 도움을 받아 정착한 뒤 인도네시아 '파사르탄광' 등지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연탄공장에서 국내 굴지의 도시가스 회사로 발돋움한 ㈜삼천리는 한국전력공사 사장 출신인 한 회장을 영입하면서 집단에너지와 발전소 건설로 종합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1993년 이만득'유상덕 회장이 각각 ㈜삼천리와 ㈜삼탄의 2대 회장에 동반 취임하면서 선대의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삼천리그룹은 이제 삼천리를 석권한 뒤 세계를 향한 새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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