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에 외국인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98년이다. 다년간 KBO리그에서 뛰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한 선수도 적지 않았다. 역대 최장수 용병 제이 데이비스(7년)와 다니엘 리오스(6년), 타이론 우즈'클리프 브룸바(이상 5년) 등이 5년 이상 한국 무대에 섰다. 현역으로는 더스틴 니퍼트(두산)'크리스 옥스프링(kt)이 다섯 번째, 앤디 밴헤켄(넥센)'쉐인 유먼(한화)'헨리 소사(LG)가 네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장수는커녕 3년을 채운 선수가 없다. 팀 하리칼라(2005~2006년), 제이미 브라운(2006~2007년),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009~2010년'이상 투수)가 가장 오랜 기간 푸른 유니폼을 입은 용병들이었다. 모기업의 '1등 주의' 탓에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도 재계약에 실패한 사례도 꽤 있었다.
그런 면에서 야마이코 나바로(28)는 삼성 구단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계약에 성공할 후보로 꼽혔다. 적어도 시즌 개막 전까지는 그랬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는 물론 한국시리즈에서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차지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하지만 올들어 부진이 이어지면서 나바로를 바라보는 구단의 시선에 변화가 감지된다. "지금 성적이라면 재계약은 없다"는 것이다. 보름 여 앞으로 다가온 웨이버 신청 마감일(7월 24일)까지는 아무 일도 없겠지만, 내년 시즌을 함께 할지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나바로는 지난해 전반기를 타율 0.322로 마쳤으나 올해는 8일 현재 0.253에 그치고 있다. 홈런 23개를 때리면서 장타율은 지난해 0.552에 비해 소폭 하락한 0.517을 기록했지만, 출루율은 0.358로 지난해 0.417보다 6푼 가까이 떨어졌다. 더욱이 실책과 병살타는 각각 9개씩 기록해 지난해 11개, 7개를 이미 넘어섰거나 육박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성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나바로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286와 8타점 9득점을 올렸다. 삼진 6개를 당했지만 볼넷도 5개를 골라냈고, 병살타는 1개에 그쳤다. 특히, 팬들의 비난을 샀던 느슨한 주루 플레이가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코칭스태프로부터 '1루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달라'는 질책을 받고 나서 나바로가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고 귀띔했다.
나바로에게는 조만간 '원군'도 도착한다. 지난 시즌 내내 함께 대구에 머물렀던 그의 가족들로, 어머니'여자 친구'남동생'조카가 이달 말쯤 입국한다. 구단 측은 "같은 도미니카 출신인 피가로의 가족들이 가끔 식사 초대를 하곤 하지만 자신의 가족이 있으면 더 힘이 나지 않겠느냐"며 "나바로 본인도 가족의 합류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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