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옛 울릉군수 관사 '박정희 기념관' 변신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자격' 하룻밤 묵은 인연

지난 6일 옛 울릉군수 관사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개관식. 울릉군 제공
지난 6일 옛 울릉군수 관사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개관식. 울릉군 제공

1962년 10월 11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날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자격으로 울릉도를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강원도 고성 화진포에서 해병대 상륙훈련을 참관한 뒤 군함을 타고 울릉도로 향했다. 군함은 접안이 어려워 박 전 대통령은 경비정으로 갈아타고 도동과 저동을 오갔다. 주민을 만나 어려운 살림과 고충을 전해 듣기 위해서였다. 지금의 해안일주도로가 만들어지기 전이어서 마을과 마을을 어선을 타거나 산길로 다니던 시절이었다.

돌아오는 날 박 전 대통령은 경비정에서 군함으로 오르다 줄사다리에서 떨어질 뻔했다. 배에 오른 뒤 박 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이래서 국가원수가 한 번도 울릉도를 방문한 적이 없구먼." 당시 동아일보 기자로 박 전 대통령과 동행했던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회고다.

이후 울릉도는 변하기 시작했다. 1963년엔 여객선으로 불릴만한 정기 왕복선 '청룡호'가 취항했다. 5년 뒤엔 저동항이 어업전진기지로 지정됐다. 그 밖에 항만'일주도로'수력발전소 건설 등이 속속 착수됐다. 박 전 대통령의 울릉도 방문 이듬해인 1963년 3월 의결된 '울릉도 종합개발계획' 덕분이었다. 울릉군 주민들이 박 전 대통령의 당시 방문이 울릉도 발전의 계기였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옛 울릉군수 관사가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으로 탈바꿈했다. 군수 관사는 1940년대 울릉읍 도동 910㎡의 터에 건평 152㎡ 규모로 지어져 2006년까지 사용됐다. 박 전 대통령과는 울릉도 방문 때 하룻밤을 묵었던 인연이 있다.

울릉군은 12억여원을 들여 비워져 있던 이곳을 개조해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짓고 최근 문을 열었다. 울릉도를 찾은 박 전 대통령의 시찰 모습을 밀랍 인형으로 재현하고 사진 등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야외 포토존과 당시 시찰 모습, 울릉도 발전상을 담은 영상도 마련했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울릉도에서 하룻밤을 머문 뜻 깊은 장소다. 국토 수호 의지를 다지는 산 교육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릉 김도훈 기자 h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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