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서 '탄소 자원화' 청신호 켰다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 기존 1t당 60달러→10달러

신기영(왼쪽) (주)아스트로마 대표가
신기영(왼쪽) (주)아스트로마 대표가 '아스트로마 멤브레인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이 장치는 기존 포집 장치보다 가동 효율이 6배 높고 친환경적이다. 아스트로마 제공

'공해를 돈과 교환하는 시대'에 대구의 한 작은 업체가 '분리막식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기존 포집 장치에 들던 대량의 에너지와 약품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

대구시 북구 산격동에 있는 ㈜아스트로마(공동대표 신인자'신기영)는 "분리막 방식을 이용해 기존에 들던 이산화탄소 포집 비용(1t당 60달러)을 단 10달러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산화탄소에 포함된 탄소는 대기오염의 주범이다 보니 국제적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를 개발하는 한편 탄소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게 하는 등 배출량 줄이기에 나서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이 같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다. 더불어 채굴이 끝난 유전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면 남아 있던 석유를 추가로 채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판매 가치가 커졌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제철과 발전, 시멘트, 석유화학, 정유업계는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으고자 건식'습식'분리막식 포집법을 도입했으나 설비를 운영하는 데 탄소거래 가격과 맞먹는 큰 비용이 드는 탓에 도입을 꺼리는 기업이 많았다.

아스트로마가 2010년 기술을 고안하고 지난해 7월 개발한 '아스트로마 멤브레인(분리막)'은 이산화탄소를 쉽게 흡착하면서도 이를 건너편으로 쉽게 여과해 보내는 방식으로 포집 효율을 높였다. 이를 이용하면 1㎥ 공간에서 하루 0.1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습식'건식 포집 플랜트의 최대 30분의 1 크기의 장비로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는 것. 이는 현재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이산화탄소 건식'습식 포집법, 또는 기존 분리막 기술보다도 뛰어난 효율을 보인다.

습식 포집법은 이산화탄소를 아민'암모니아 등 흡수액에 녹여내고서 따로 가열해 포집하는 방법으로, 대량의 흡수액으로 말미암은 환경오염'설비 부식 우려가 있으며, 이산화탄소를 분리할 때 대량의 에너지가 든다. 건식 포집법은 고체 형태의 흡수제에 이산화탄소를 흡착하는 방법으로, 이것 역시 대용량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려면 대량의 흡수제가 필요하고 에너지 소모도 컸다.

더불어 기존 분리막식 포집법은 분리막에 이산화탄소 입자만 통과할 수 있는 구멍을 뚫어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다른 두 방법보다 장치가 간단하고 에너지 소모'환경오염이 거의 없다. 다만 분리막이 고가인 데다 미세한 구멍을 일일이 뚫어야 하다 보니 대용량화가 어려웠다.

아스트로마는 올해 중으로 아스트로마 멤브레인 장치를 한국전력공사 등 국내 기업들에 검증받고서 이를 필요로 하는 이산화탄소 배출기업들에 공급할 계획이다.

신기영 아스트로마 대표는 "이산화탄소는 환경오염물질에서 재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새로운 포집 기술이 검증되면 국내 기업들이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날 뿐만 아니라 오염 물질을 자본으로 교환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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