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40개 社 몰린 동대구벤처밸리 입주 공간·멘토링 지원 늘려야

최근 대구 청년들의 창업 열기가 뜨겁다. 대표적으로 동대구벤처밸리에만 첨단기술 분야의 신생기업 약 140개 사가 밀집해 있고, 400명 가까운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혼자 창업해서 3년 만에 10명에 가까운 직원을 고용하거나, 대기업 투자를 유치하거나, 해외에서 매출을 올리는 등 작지만 소중한 성과를 거두는 창업자들도 적지 않다.

이 정도면 창업도시 대구를 위한 기초는 이미 마련된 것으로 보이나, 이제는 공적인 지원 없이도 창업기업들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관해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간 주도의 선순환적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무엇보다도 수백 개의 창업기업이 모여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창업거점(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가 테헤란밸리로 유명한 서울 역삼동에 3천 명의 창업자를 수용할 수 있는 창업캠퍼스를 조성하고, 경기도 판교에 600개의 창업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제2테크노밸리를 조성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동대구벤처밸리는 창업 거점으로서의 우수한 여건을 가지고 있으나, 아쉽게도 창업자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소 1천 명 이상의 창업자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면 벤처캐피털과 엔젤투자자도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므로, 동대구벤처밸리에 대규모 창업기업 입주 공간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멘토링도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창업자 대부분은 훌륭한 멘토의 도움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창업자들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창업 액셀러레이터가 각광을 받고 있다. 많은 창업자들이 자신에 도움이 될 만한 멘토를 찾고 있지만, 사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는 우수한 멘토가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대구는 다른 지역보다 중소기업의 비율이 높고, 성공한 중소기업인도 많다. 선배 기업가들이 창업 멘토로 나선다면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멘토링을 통해 단순히 창업자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협력 파트너로서 성공을 공유할 수 있는 선배기업가들의 사고 전환과 적극성이 필요하다.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일반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계약서가 뭔지도 모르는 순수한 청년을 훌륭한 기업가로 키우는 과정은 노력과 함께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구지역에 다수의 기업지원 기관이 있지만,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지역 내에서 창업지원 전문기관의 설립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다.

김현덕 스마트벤처창업학교장(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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