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LG디스플레이 통 큰 투자, 구미 경기회복 기대감

먼저 손 내민 LG 구미가 도와줄 차례

LG디스플레이㈜(대표 한상범)가 구미사업장에 플렉서블(휘어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 구축을 위해 1조500억원의 통 큰 투자를 결정(본지 7월 24일 자 1면 등 보도)하면서 구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통 큰 구미 투자가 처음 있는 일이 아님에도 그 어느 때보다 투자를 크게 환영하고 기대감이 큰 것은 최근 구미공산업단지 내 대기업의 탈(脫)구미화가 심각하고,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뭄 속에 단비란 표현이 적절할 정도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는 LG가 미래 먹거리산업을 구미에서 시작하고, 지속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LG, 어떻게 투자하나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시장이 플렉서블 OLED로 빠르게 재편됨에 따라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구미 투자를 결정했다. 올 3분기부터 구미사업장 내에 플렉서블 OLED 생산라인 구축에 나서 2017년 상반기부터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 월 7천500장(원장기판 투입 기준)의 6세대(1천500㎜×1천850㎜) 규격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플렉서블 O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자동차'웨어러블 등의 디스플레이로 사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OLED 산업은 올부터 2019년까지 향후 5년간 152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3천250명의 고용창출 효과, 10조7천억원의 투자유발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한국디스플레이협회는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란 측면에서 장기불황을 겪는 구미산단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가 향후에도 구미 투자를 더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CD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는 1995년 구미사업장을 설립한 이래 2008~2009년 1조4천억원, 2010년 1조원, 2012년 1조3천500억원 등 그동안 통 큰 투자 행진을 지속적으로 해 1995년 구미사업장 설립 이래 총 14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도 커 당초 1천 명으로 출발한 임직원 수는 현재 1만5천여 명으로 늘었다.

◆이젠 구미가 화답할 때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현지화 전략과 수도권 규제 완화, 고급 인력의 지방근무 기피 등으로 지방 투자를 꺼리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LG가 신산업 진출 및 투자에 대한 파트너로 구미를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 구미시는 환영만 할 게 아니라 구미가 진정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몇 배로 더 들여야 한다는 지적들이 상공인들 사이에서 대두되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들 사이엔 KTX 노선조차 없는 구미가 과연 기업 하기 좋은 도시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들이 여전히 적잖다. 대기업의 탈구미화에다 고급 인력의 구미 근무 기피 등으로 실제 구미산단 내 대기업의 임직원 수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이거나 되레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 23일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에서 경북도'구미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LG디스플레이 구미 플렉서블 OLED 신규투자 MOU 체결식에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는 "앞으로 LG가 구미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라도 교육'문화'교통 등 정주여건 개선에 좀 더 많은 노력을 해 달라"고 구미시에 당부하기도 했다.

구미시와 경제단체, 시민들은 근로자 정주 및 교육 여건 개선을 비롯한 기업 인프라 확충은 물론 LG를 비롯한 구미산단 내 입주 기업들이 만든 제품 하나 갖기 운동 등으로 기업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방위적인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것만큼은 바꾸자

구미 찾은 바이어 "KTX 내려서 구미산단까지 50분", 오태동에 간이역 만들면 15분 단축

▷KTX 이용 개선=구미산단을 찾는 기업인, 바이어들은 KTX를 이용하는 게 너무 불편하다고 푸념한다. KTX김천'구미역에서 구미산단까지 차량으로 40~50분씩이나 걸려 KTX동대구역에서 구미로 다시 내려오는 시간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내륙 최대 수출도시라 불리는 구미에 KTX 노선이 지나지 않는 점을 상당수 기업인들은 이해조차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기업인들은 구미시 오태동이나 칠곡군 북삼읍 KTX 선로 일대에 KTX 구미산단 간이역을 만들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곳에 간이역이 들어서면 KTX와 구미산단과의 거리는 15분 정도로 단축된다. 또 KTX김천'구미역과 구미 간 직통도로 개설, 현재의 경부선 구미역에서 KTX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 등 KTX 이용에 따른 개선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최근 확정된 대구~구미 경전철 연결사업도 구미산단 근로자들은 정작 사곡역까지 이동 후 탑승해야 해 이용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노선을 구미 1'3산단까지 연장할 필요성이 있다. 수원의 기흥'영통 등 공단 사업장이 위치한 곳은 서울과 전철로 연결돼 있다.

▷백화점 등 대형쇼핑몰 하나 없는 공단도시 구미=최근 구미 1국가산업단지 구조고도화사업을 위해 일부 기업들이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주여건 개선에 대해 설문 조사한 자료에서는 백화점 등 대형쇼핑몰이 구미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과 교육환경, 문화시설 등 개선이 시급하다는 답변들을 많이 내놓았다.

대기업이 투자를, 경영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임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지역에서 만족하며 생활할 수 있는 정주여건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자녀 교육이 걱정되고, 쇼핑도 문화'놀이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임직원들이 불만이 있는 현실 속에서 대기업을 지속적으로 구미에 잡아 두기는 힘들다.

▷진정한 기업사랑운동=LG가 구미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75년 LG의 전신인 금성사 흑백 TV 공장이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하면서부터다. 지난 40년간 구미에 통 큰 투자 행진을 계속하면서 LG 임직원 및 가족은 10만여 명에 달한다.

사회공헌활동도 적극적이고 규모가 크다. 문화'체육행사는 물론 소외계층에 대한 사랑나눔 등 지역 곳곳에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구미 금오종합복지관(15억원)'천생어린이집(16억원)'서울 구미학숙(40억원) 건립 지원 등 LG의 사회공헌활동은 투자만큼이나 통이 크다.

구미 발전과 그 궤를 함께 해 온 LG는 구미사랑이 남다르고, 구미 인구 증가에 견인차 역할을 해 온 것이다. 그러나 지역에서 일어나는 LG사랑은 그리 깊지 않다.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한 LG주부배구대회는 1993년부터 시작해 올해 23년째를 맞았지만, 매번 대회를 개최할 변변한 장소가 없어 학교 운동장 등을 전전하며 치르는 실정이다. 15년째 계속되는 LG드림페스티벌 행사 역시 마찬가지다. LG 등 대기업들이 사회공헌 행사를 떳떳하게 치를 공간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구미시는 LG공원 조성 등 대기업 및 근로자들을 위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찾아가는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목소리다. 구미 3산단 내 공용주차장 운영, 원활한 통행을 위한 교통시설물 설치 등 기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뭔지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TV'휴대전화 등 LG 제품 하나 갖기 운동 등으로 투자에 대한 감사 표시와 함께 기업에 기를 불어넣는 시민운동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고 상공인들은 건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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