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1일 수출경쟁력 회복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1.86% 전격 절하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52(0.82%) 하락하며 5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또 한국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9원 급등한 1,17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2298위안으로 상향조정해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 고시환율인 6.1162위안 대비 위안화 가치가 1.8% 하락한 것으로, 위안화 사상 최대 낙폭이자 2013년 4월 25일 이후 최저치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11일부터 달러당 위안화 고시가격 결정제도를 개혁할 것이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말 이후 수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경기가 살아나는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온 바 있다. 최근에는 주가마저 폭락하면서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됐다.
◆원화가치'증시 하락
갑작스러운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로 원화가치는 뚝 들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하루 동안 15.9원이나 급등하며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이 중국 수출의 가격 경쟁력 회복을 위해 앞으로 추가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어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코스피지수도 2,000선 밑으로 추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003.17) 대비 16.52포인트(0.82%) 내린 1,986.65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6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장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면서 0.85% 상승한 2,020.15에 출발했고 장중 상승폭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오후에 접어들며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졌다.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게 되면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수출주는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불안감은 시장에 곧장 반영됐다. 중국 소비관련주들 위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코스피지수는 급격히 하락세를 탔다. 결국 1990선마저 지키지 못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나란히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914억원어치, 기관은 12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71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역시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08p(1.89%) 내린 732.26로 마감했다. 코스피와 반대로 코스닥에서는 개인들이 449억원어치를 팔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3억원어치, 23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변화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증시 역시 당분간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최대희 연구원은 "우리나라에 있어 중국은 가장 큰 시장인데 위안화 약세로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으니 당분간 국내 증시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까지 올라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차분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경제 양날의 칼
향후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이 혼재한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재정'통화 정책을 단행한 바 있다. 여기에 환율정책까지 실시한 것은 그만큼 중국 경기 상황이 안 좋다는 방증이다. 이 때문에 중국 수출이 많은 한국으로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성공해 경기가 반등하면 한국의 수출은 증가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삼일회계법인 최창윤 상무는 "중국 경제가 위안화 가치를 낮춰 부진한 수출을 띄워야 할 만큼 경제가 안 좋다는 것은 일단 우리 경제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위안화 평가절하는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이어지고 한국의 원화도 동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국과 중국의 수출상품 경합도가 커져 위안화 평가절하가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CEO연구원 고건영 컨설팅 팀장은 "과거 중국의 제품 경쟁력은 한국에 뒤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과 경합하는 중국 제품들이 늘어났다. 일본시장에 이어 미국시장에서도 한국과 중국 제품의 수출 경합도가 높아지고 있다. 위안화 절하가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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