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예수금·자산 등 경쟁력 뒤처져
상반기 순이익 BNK금융의 절반 수준
금융社 이익→투자 확대 선순환 이뤄야
벤처기업 지원할 공적 기관 설립도 필요
지난 6월 말 그리스의 경제위기 사태가 정점을 치닫고 있을 때, 각 신문의 지면을 장식한 사진은 노령의 연금수급자들이 은행 앞에서 현금 인출을 위해 절규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금융기관 특히 은행은 자본주의 경제하에서 공기와 같아서 평소에는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다가 경제위기에 직면하면 무엇보다도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존재로 다가온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은 자본주의의 피라고 할 수 있는 화폐를 유통시키고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곳으로 자금을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해 보면 대구경북에 본점이 소재한 금융기관은 저축은행을 제외하면 한 손으로 손꼽을 정도이다. 그나마도 지역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갈수록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금융기관인 대구은행을 주요 경쟁자인 부산은행과 비교해 보면 이러한 모습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00년까지만 하더라도 지방은행의 가장 대표주자는 대구은행이었다. 그러나 2001년 처음으로 기중평잔을 기준으로 한 예수금 기준 시장점유율이 대구은행의 2.78%에 대비 부산은행이 2.87%로 역전이 이루어졌다.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2007년부터는 부산은행의 자산규모가 대구은행을 앞지르게 되었다. 2008년부터는 예수금이나 자산규모 모두 부산은행이 앞서게 되었고, 그 격차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 지난 2014년에는 부산은행을 모태로 하는 BNK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인수하여, 금융지주를 기준으로 한 자산규모는 DGB금융지주가 41조원으로 BNK금융지주의 84조원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금융기관의 자산규모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1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에 있어서도 DGB금융지주는 2천75억원으로 BNK금융지주의 3천564억원에 비하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금융기관은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해야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BIS 비율 산정에 핵심 요소인 자본을 늘려가면서 자산규모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금융 소비자에게 다양한 대출 및 투자 등의 금융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고, 이러한 자금은 지역의 기업이나 사업자에게 흘러들어 지역경제가 성장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토대가 된다. 이제는 지역의 대표 금융기관이 성장하고 경쟁력을 갖추는 모습을 홀로 내버려두기에는 금융산업의 환경 변화가 너무나 크다. 외국계 시중은행은 수시로 매각설에 휩싸이고 있는데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해 은행과 증권 등의 금융기관 및 ICT 기업과 다양한 형태의 유통기업들이 이합집산을 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 3곳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립되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태동할 혁신기업을 위한 금융 인프라가 지역에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지는 의문이다. 인근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은 일치단결하여 해양금융공사를 부산에 설립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기어이 부산에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유치하여 부울경 지역의 조선해양 및 관련 기자재 기업들에 대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구경북에서는 금융 인프라가 지역의 경제활성화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하고, 튼튼한 기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리더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참에 지역 금융기관들은 작금의 어려운 현실을 솔직히 고백하고, 다양한 지원을 받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 작게는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주거래은행 및 지자체의 금고 선정에서부터 지역에 거점을 갖춘 금융기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미 KTX와 고속도로가 전국 곳곳을 누비고 인터넷뱅킹이 보편화된 상황을 고려할 때, 금년 말 예상되는 은행법 개정 시에 지방은행의 영업권역에 대한 제약을 대폭 완화하여 '지방'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필요도 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이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탄생할 혁신형 벤처기업을 지원할 새로운 공적 금융기관 설립 추진을 통해 대구경북 지역에 본점이 소재한 새로운 금융기관의 탄생을 기다려본다. 지역 금융기관들도 내부적인 역량에만 안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외부 전문가로부터의 자문을 구하고,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성공사례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변화와 혁신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최근 가장 큰 사회적 이슈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신규 직원 채용도 과감히 진행하여 지역 금융기관의 발전이 지역 주민의 행복과 직결됨을 먼저 보여야 하겠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