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26일 '국회법 파동' 이후 처음 만났지만, 악수는커녕 눈조차 마주치지 않아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사람이 자리를 함께한 것은 유 전 원내대표가 지난 2월 원내대표에 당선된 직후 청와대에서 이뤄진 새누리당 지도부 회동 이후 6개월 만이다.
일각에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두 사람이 악수를 하는 등 '화해' 분위기를 연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하기도 했지만, 박 대통령의 통 큰 행보는 없었다.
박 대통령이 앉은 헤드 테이블에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앉았다. 다른 테이블은 상임위원회 소속을 기준으로 배치됐는데, 유 전 원내대표가 속한 국방위원회는 오찬장 가장 뒤쪽으로 배치됐다.
이에 따라 유 전 원내대표의 오찬 참석이 주목을 받았지만, 박 대통령이 앉은 헤드 테이블에서 멀리 떨어진 탓에 직접적인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유의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입장하고 퇴장하는 동선에 있는 분들하고만 악수했다"며 "인원이 너무 많아 일일이 테이블마다 다니기엔 좀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상임위별 자리 배치는 청와대에서 미리 정했다는 점에서 유 전 원내대표를 일부러 대통령과 멀리 앉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25일부터 진행된 새누리당 연찬회에는 불참했지만, 이날 청와대 오찬에는 참석했다.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초대한 자리에 유 전 원내대표가 참석하지 않을 경우 자칫 의도하지 않은 오해를 받거나 구설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 이후 예정대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를 벌였으며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즐겁게 환담을 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유 전 원내대표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초대해 주신 자리에 가서 말씀 잘 듣고 밥도 잘 먹고 왔다"며 "서운한 감정은 일절 없으며 평소와 다름 없이 의정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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