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과 충북 제천시, 경남 합천군 등 자치단체들이 서로 악성(樂聖) 우륵의 고향이라고 주장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 제천시가 '청풍 성열현인 악성 우륵 탄강유지비'(淸風省熱縣人樂聖于勒誕降遺址碑)를 세우겠다고 문화재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자 오랫동안 우륵 관련 사업을 해온 고령군이 발끈하고 나섰다.
문화재청은 이달 20일 건축문화재 분과위원회를 열어 제천의 내제문화연구회가 청풍문화재단지 성열성(망월산성)에 '청풍 성열현인 악성 우륵 탄강유지비를 세우겠다'고 신청한 것과 관련,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제천시는 청풍면이 우륵 탄생지임을 공인받는 동시에 국악의 발상지로 자리매김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우륵 탄강비에는 삼국사기와 악학궤범 등을 토대로 우륵이 청풍 태생이라는 점, 그가 551년 신라 진흥왕 앞에서 연주했던 청풍체 하림조가 국악의 효시라는 내용이 담겼다.
삼국사기에는 우륵이 성열현(지금의 제천시 청풍면) 사람이라고 기록돼 있다.
악학궤범에 실린 청풍체 하림조의 가야금, 현금, 향비파 조현법은 청풍 고유의 국악 풍이며, 우륵의 예맥을 잇기 위해 1893년 조직된 청풍승평계가 국악단체의 효시라고 내제문화연구회는 설명했다.
제천의 움직임이 공격적으로 나오자 고령군은 30일 "학술적'학문적으로 우륵의 고향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제천시 청풍면이 고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 성열현이 고령 쾌빈리와 대구 동구 불로동, 경남 의령군 부림면 등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 정확한 사실이 공인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고령군은 우륵을 기리기 위해 대가야읍 쾌빈리 정정골에 2006년 우륵박물관을 건립했으며, 가야금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공방과 가야금을 체험할 수 있는 가얏고마을 등 유'무형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고령군은 또 1991년부터 매년 4월 '고령 전국 우륵 가야금 경연대회'를 열고 있으며, 청소년들로 구성된 '우륵청소년가야금연주단'도 운영, 가야금의 명맥을 잇고 있다.
박윤용 고령군 문화새마을체육과장은 "우륵과 가야금을 테마로 한 박물관은 고령 우륵박물관이 국내에서 유일하다"면서 "지난해 11월에는 세계적인 바이올린의 도시 이탈리아 크레모나시와 고령군이 동서양 문화경제교류협약을 체결, 국내외적으로 가야금의 도시라는 것을 인정받았는데 갑작스러운 제천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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