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靑 참모진 차출설 차단…대구 현역들 고개 갸우뚱

"작전상 후퇴 아닐까…끝까지 가봐야 알지"

"'작전상 후퇴' 아닐까요. 끝까지 가봐야 압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파동으로 청와대와 척을 진 대구 국회의원들이 5일 청와대의 참모진 총선 불출마 선 긋기에 한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진 못하는 분위기다. 출마설이 돌던 청와대 참모진 외에 제3의 인물 등장과 함께 여전히 안갯속인 공천룰 변수 때문이다. 여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우선추천지역'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변용된 내리꽂기식 공천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의원들은 "청와대 내에서 출마가 거론되던 인물 중 한 명이 빠졌을 뿐, 또 다른 어떤 경쟁 상대가 나타날지 알 수 없다"며 "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또 이 정부의 탄생에 힘을 모았던 당사자로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싣고, 민의에 귀를 기울여 지역발전에 노력을 다하는 모습만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겉으론 '태연', 속으론 '쾌재'

대구 출마설이 유력하게 떠돌던 청와대 참모진에 대해 청와대가 답을 내놓자 대구 의원들은 일단 근심을 덜어낸 듯한 표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논평엔 조심스러워했다. 주위에서 출마설을 퍼트려 대구 민심을 흔들었고, 그 소문의 실체가 확인됐다는 정도로만 의미를 뒀다.

A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방문 때 초청을 받지 못한 데 대해 지역에서 내년 총선 공천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으나 출마설이 나돌던 인물을 이길 수 있느냐는 말은 없었다"고 했다. 그저 소문이었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보이지 않던 한 명의 경쟁자가 줄어든 것뿐, 더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했다.

B의원은 "소외론, 물갈이설은 대통령이 직접적인 의중을 드러내지 않은 상황에서 그러할 것이라는 추측이 빚어낸 하나의 설이다. 현역 의원들(19대) 역시 대부분이 사실상 대통령이 엄격한 과정 등을 거쳐 선발해준 인물들이었다"며 청와대 발표의 당위성에 방점을 찍었다. C의원은 "주변 측근 몇 명을 국회의원으로 만드는 것보다 대통령이 국가 통치에 전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했다.

이처럼 겉으론 태연한 척했지만, 그간 대구 의원들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유 전 원내대표 사퇴 파동 이후 청와대발 TK 물갈이설에, 또 "대통령과 등을 져서는 안 된다"는 지역민들의 경고에 난처해했다. '새누리당=당선'이라는 공식이 적용되는 대구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정치적 사망과 다름없다. 이 때문에 대구 의원들은 청와대 TK 참모진의 지역구 출마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안심은 '금물', 민심 잡기 '올인'

하지만 의원들은 불안이 완전히 해소됐다고는 여기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발표가 여당 공천권 개입이란 부정적 여론 잠재우기의 한 방편일 뿐 TK 공천권을 모두 내려놨다고 속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C의원은 "'내일은 맑음'이더라도 눈'비가 내리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것이 정치 기상도다"며 대구는 예선(공천 경쟁)이 더 치열한 지역이니 앞으로 닥칠 변수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제3의 인물 등장, 공천 과정에서의 외부 세력 개입 여지 등이 얼마든지 있어 청와대 참모진 불출마를 공천 확정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불안감은 여전히 잔존한다. D의원은 "그간 TK는 전략공천 1번지로 인식돼 왔다. 차기 총선은 국가와 지역발전의 참 일꾼을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 그 선택이 유권자의 몫이 되도록 정치권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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