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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실수 면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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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IKEA)는 우리나라에 이미 상륙한 조립식 가구 전문 업체로 좋은 디자인과 싼 가격, 직접 조립할 수 있는 가구로 주목받는 다국적 기업이다. 이케아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직원이면 누구나 소지하고 있는 특별한 면허증, 이름하여 '실수 면허증' 때문이다.

이케아 회장 잉바르 캄프라드는 실수 면허증 발급과 관련하여 "실수를 한다는 것은 행동하는 자의 특권이다. 실수를 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은 관료주의의 요람이고 모든 발전의 적이다. 우리는 실수를 얼마든지 허락한다"고 하였다. 직원의 실수를 처벌하기는 쉬워도 당연시하기는 어려운 것이 기업의 통념인데도.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어처구니없는 짓을 한 적이 있다. 들일 나가신 엄마가 돌아오시기 전에 저녁밥을 지어 놓고 싶었다. 먼저 솥 바닥에 삶은 보리쌀을 두껍게 한 켜 깔고, 그 위에 씻은 쌀을 조금 올린 후, 불을 두 번 나누어 때었다. 첫 번째 불은 밥이 부글부글 끓을 때까지 때고, 한참 후에 두 번째 불을 때어 밥의 뜸을 들였다. 평소에 눈여겨보아 두었던 터라 밥이 제법 잘되었다. 엄마는 칭찬을 듬뿍 하셨다.

잔뜩 신이 난 나는 그다음 날도 저녁밥 짓기를 시작했는데 삶은 보리쌀이 다 떨어진 게 아닌가! 할 수 없이 보리쌀을 삶아서 밥을 지어야만 했다. 보리쌀을 씻어 안친 후, 밥 지을 때와 마찬가지로 두 번 불을 때었다. 얼마 후 밥솥에서 허연 연기가 나며 이상한 냄새가 났다. 솥뚜껑을 열어 보니 가장자리 보리쌀은 이미 숯덩이로 변하고 있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 한참을 엉엉 울고 있을 무렵 엄마가 오셨다. 피곤하신 모습이 역력함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괜찮다. 놀랐구나" 하시며 뒷수습을 하시고 늦은 저녁을 차리셨다. 엄청난 실수를 통하여 보리쌀 삶는 법을 알고 밥 잘 짓는 요령까지 터득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엄마로부터 실수 면허증을 받은 셈이며 그 실수 면허증은 아직도 유효하게 쓰이고 있다.

실수는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하나의 과정이며, 만일 한 번도 실수를 한 적이 없다면 그것은 어떤 것도 시도해 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기 위해서는 수천 번 땅에 넘어지며 그 땅을 짚고 일어서야 비로소 아장아장 걸어 나가게 된다. 이런 거룩한(?) 실수는 성장의 원천이 되어 개인은 물론,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하게 된다.

윈스턴 처칠의 '뭔가 배울 수 있는 실수들은 가능하면 일찍 저질러 보는 것이 이득'이란 명언을 떠올리며 갑자기 둔한 가슴이 설렌다. 우리 모두 내일은 더 좋은 실수를 하자.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정다운 친구에게, 동고동락하는 동료에게도 고운 단풍 빛 실수 면허증을 발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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