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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맹의 시와함께] 전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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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

-최두석(1955~ )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물살이 한 줄기 도도한 강물로 흐른다. 문득 물결을 타고 어룽더룽 두꺼비 한 마리 헤엄쳐 오른다. 무겁게 알 밴 몸이 물살을 따라 흐르다가 다시 자맥질하며 거슬러 오른다. 마침내 기슭으로 기어올라 엉거주춤 뒷발에 한껏 힘을 주고 두리번거린다. 가슴을 벌럭이며 결연히, 어찌할 수 없는 천적 독사를 찾아 나선다. 그리하여 드디어 온몸으로 잡아먹힌다. ……이제 며칠 후면 독사의 뱃가죽을 뚫고 수백 마리 새끼 두꺼비가 기어 나오리라. 독사의 살을 먹으며 굼실굼실 자라리라.

(부분.『성에꽃』. 문학과 지성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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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단절적이면서 연속적이다. 역사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이어져 오는 것은 그 단절된 사건을 현재로 호명해 불러오기 때문이다. 역사 속에서 어떤 것이 진리로서 효과를 가지는 것은 절대적 진리의 현존에 의해서도, 상대적 진리의 축적에 의해서도 아니다. 그것은 이데올로기의 현실적 장소에서 개념들이 끊임없이 자신에게로 회귀하면서 나타나는 효과, 현실의 명료함을 증명으로 대체하는 계속된 단절에 의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태일은 계속된 단절이고 절망이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불려와 우리의 아픈 삶에 덧대어지는 치유이자 증명이다. 우리 모두의 삶은 지금 독사를 마주한 공포에 떠는 두꺼비다. 우리는 먹히지 않기 위해, 우리 배 속의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뒤로 물러서거나 독사와 아주 멀리 떨어진 길을 돌아서 간다. 그런데 어떤 두꺼비는 오히려 그 독사의 입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두꺼비는 자신의 공포를 자신의 몸으로 돌파해 버리고, 오히려 그 독사의 몸을 자신의 새끼들을 위한 먹이로 바꿔버린다.

그러나 그 두꺼비인 전태일과 전태일들이 독사의 몸을 뚫고 나올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그 두꺼비의 이름을 불러주고 그 두꺼비의 목소리와 뜻을 현실에서 증명해 낼 때만 가능하다. 내일(13일) 오후 6시 대구 2·28 공원에서 전태일 문화제가 열린다. 그가 불꽃이 된 지 꼭 45년째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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