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이모(17) 군은 올 초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자마자 학교에 가지 않았다. 이 군은 초등학생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친할머니 집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행방조차 찾을 수 없다. 이 군은 점점 학업을 등한시한 채 동네 불량 친구들과 어울렸고, 결국 가출까지 하면서 학교를 그만뒀다. 현재 청소년상담센터가 마련한 쉼터에 머물고 있는 이 군은 자퇴를 후회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 상당수가 학업 중단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학업 중단 후 각종 범죄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따르면 2014년 4월~2015년 3월 학업을 중단한 대구의 학교 밖 청소년은 2천72명(전국 5만1천906명)이다.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은 교육기관의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 숫자 파악이 쉽지 않다.
센터는 지난 8~10월 이 가운데 500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9.2%는 학업 중단을 후회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학교에 갈 필요성을 못 느껴 스스로 학업을 중단한 '놀이형'(65.9%), 학교 규칙 위반 및 징계로 학교를 그만둔 '비행형'(85.4%) 집단에 속한 학생일수록 후회한다는 응답 비중이 높았다.
학업을 중단한 후에는 학교에 다닐 때보다 범죄 피해 경험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놀이형'에 속한 학생은 절도 피해 경험이 1.6%에서 4.7%로 늘어났고, 생계 때문에 학업을 그만둔 '직업형'에 속한 청소년은 성폭력 12%, 폭행 16%, 절도 4% 등으로 범죄 피해 경험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성은주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팀장은 "고교 1학년과 중학교 3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는 비중이 가장 높은 만큼 '학업 중단 숙려제'를 제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 구'군별 청소년상담센터를 통해 청소년 심리치료, 자립, 학습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 확충 및 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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