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퉁이서 보행자 불쑥 지하주차장 안전 비상

겨울철 어린이 놀이장 되거나 지하시설 이용자 통행 늘어 "서행필수"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사는 유모(54) 씨는 지난달 말 단지 내 지하주차장에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내리막길로 주차장에 진입해 방향을 틀자마자 어린아이가 탄 전동자동차를 발견한 것이다. 유 씨는 "다행히 재빨리 차를 멈췄고, 리모컨으로 전동자동차를 조작하던 아이 부모도 속도를 줄여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주차를 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어린이나 보행자 때문에 놀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대구 동구 율하동의 한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최근 지하주차장 안전 문제로 주민들 간 갈등이 있었다. 평소 지하주차장에서 어린아이들이 뛰어노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제지하지 않는 부모들을 두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것이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최근 신축 아파트는 지하주차장까지 엘리베이터가 연결돼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지하 공간에 헬스장, 주민 커뮤니티 센터 등이 설치된 곳이 많아 차량뿐 아니라 보행자 통행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말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에 누워 있던 7세, 5세 형제를 미처 보지 못한 운전자가 이들을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두 아이는 귀가 찢어지고 무릎을 다치는 등 중상을 입었다.

수성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관리소장은 "지하 주차장은 통로가 좁고 오르막길, 내리막길 등 사각지대가 많은 데다 입주민 편의시설까지 함께 있어 보행자 통행이 많다"며 "겨울철에는 지하공간 보행자가 늘어나 안전사고 우려가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로 바깥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지하주차장에서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스케이트 보드 등을 타고 다니는 어린이나 입주민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지하주차장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운전자들이 사람이 튀어나올 것에 대비해 서행하고 라이트를 켜는 것이 좋다"며 "아파트 내 공간은 사유지인 만큼 사망, 중상 이상의 피해가 아닌 이상 사고가 나도 책임을 따지기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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