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모래톱과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처로 유명한 내성천의 고운 모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의 원인을 두고 환경단체는 내성천 상류의 영주댐 공사를 지목했고, 환경 당국은 극심한 가뭄 영향이라는 등 서로 다른 분석을 내놓으며 논란을 빚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과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1월 내성천의 모래 변화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국정감사 때 지적된 내성천의 하상 변화와 멸종위기종 1급 어류인 '흰수마자'의 서식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뤄졌다.
대구환경청에 따르면 상당수 조사 지점에서 1㎜ 이하의 고운 모래 비율이 지난 2014년(7월) 조사보다 7.1~14.7%포인트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조사한 7곳 가운데 2014년에 측정한 곳과 같은 지점이 5곳(3곳은 2개 지점씩 조사) 있는데, 이 중 4곳에서 고운 모래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측정된 것이다.
1㎜ 이하 모래 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미호교' 1지점으로, 2014년 57.5%에서 지난해 42.8%로 14.7%p 줄었다. 그다음으로 '석탑교' 1지점이 같은 기간 14.4%p(51.3%→36.9%) 감소했고, '석포교'도 12.2%p(52.3%→40.1%) 줄었다. '오신교'는 2개 지점 중 한 곳은 3.3%p 증가한 것으로 나왔지만, 다른 한 곳은 7.1%p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고운 모래 비율이 늘어난 곳은 '수도교'로, 38.2%에서 41.5%로 3.3%p 증가했다.
이와 관련,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영주댐 공사로 상류에서부터 공급되던 모래가 줄어들고 풀밭이 형성되는 등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운 모래가 줄어 흰수마자의 서식 환경이 악화되는 등 생태'문화'관광자원으로서 내성천의 가치가 파괴되고 있다는 것.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2009년 댐 공사가 시작된 뒤 2013년부터는 모래 입자가 거칠어지고 곳곳에 자갈이 드러나는 등 내성천이 변하고 있다"며 "마른 모래톱 위로 풀들이 자라면서 회룡포마을과 무섬마을 등 중요한 생태관광자원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환경청과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아직 담수 전이라 영주댐 영향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최근 가뭄의 영향으로 하천 수량이 줄면서 모래 입자의 변화가 나타난 것 같다"며 "댐 완공 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장기적으로 강의 변화를 관찰해 서식환경 개선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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