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꿩과의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울릉도에서 꿩은 해마다 봄이 되면 씨를 갓 뿌려 놓은 밭을 마구 파헤쳐 농사를 망쳐 놓기 일쑤다.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산마늘)와 부지깽이, 미역취, 옥수수 등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울릉도에서 꿩은 대표적인 유해 동물이다. 매나 독수리 같은 천적이 없어 개체 수가 갈수록 느는 추세다.
꿩으로 인한 농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부 울릉도 농업인들은 긴 줄에 붉은 천조각을 매달아 밭에 내걸기도 한다. 꿩이 붉은색을 싫어한다는 속설에 따른 것이다. 한 농민은 "붉은색 천의 꿩 퇴치 효과에 대해선 농민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지만, 농작물 피해가 매년 되풀이되다 보니 이런 궁여지책까지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꿩의 천적인 매나 독수리 등을 육지에서 들여와 풀어놓자는 하소연도 나온다. 그러나 또 다른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어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더 많다.
꿩으로 인해 애를 태우긴 울릉군도 마찬가지다. 울릉군은 1998년부터 매년 겨울철이 되면 '꿩과의 사투'를 벌인다. 지난해 초 1개월여 동안엔 엽사 5명을 동원해 울릉도 전역에서 꿩 842마리를 포획했고, 2014년엔 500여 마리를 잡았다. 한 해 평균 700마리 정도를 잡아내지만 꿩들의 강한 번식력에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개체 수가 줄지 않자 올해 수렵기간엔 육지의 전문 엽사 7명을 동원했다. 다음 달 5일까지 3천 마리 정도를 포획한다는 게 울릉군의 목표다.
원래 울릉도 야생에는 꿩이 없었다. 그러나 1985년 태풍 브랜다가 울릉도를 덮쳤을 때 울릉읍 저동리의 한 주민이 키우던 꿩 수십 마리가 우리가 부서진 틈을 타 탈출해 번식하면서부터 울릉도에서 꿩이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이후 날로 개체 수가 증가해 현재 1만 마리가 훨씬 넘는 꿩이 울릉도 전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울릉군은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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